[사설]

정보사회의 도래로 인류는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힘을 빌려 정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로 대두됐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는 이슈가 됐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3D 프린터 등이 4차 산업혁명을 나타내는 키워드들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빠른 속도(velocity), 폭과 깊이(breadth & depth), 시스템 충격(system impact)로 언급했다. 대단히 빠른 속도로 관련 핵심 기술이 발전하며 기술 발전의 결과는 생산성 혁명으로 연결되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히 클 것이라는 의미다.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사물 인터넷은 인공지능과 연결돼 인간의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된다. 도로에 이동하는 모든 차량이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차량 운전자 간의 소통 부재로 발생하는 사고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차량 운행에 대한 데이터가 주위의 차량과 즉시 공유돼 사고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과 인터넷 기능이 더해지면 부엌의 냉장고는 모자란 식재료를 자동으로 주문하거나 현재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는 요리의 조리법을 추천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 각자 사물은 지속해서 데이터를 생산하고 저장하게 된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엄청난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 가능성을 의미한다. 엄청난 양의 축적된 데이터와 이를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공지능은 여러 영역에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도로나 공장의 건설도 낭비를 최소화하며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인류는 극적인 효율성의 증대에서 오는 긍정적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혜택은 일반 개인의 생활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인간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기기들이 생활 주변에 포진하게 될 것이며 이상 증상을 미리 예측해 필요한 진단과 치료방법을 알려 줄 수 있다. 효율성의 증대, 안전사고의 감소, 인간 건강 증진 등 4차 산업혁명이 제시하는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매체를 통해서 쉽게 접하게 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주는 반면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문제점을 동시에 제기한다. 지난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주목을 끈 인공지능은 여러 가지 산업 영역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영국의 방직업과 양모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산업혁명의 결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임금을 하락시킨 공장 기계를 파괴하였다. 러다이트 운동이라 불린 이러한 노동자들의 암울한 상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다. 단순노동 영역부터 인공지능의 대체가 이루어지겠지만 현재 전문가의 영역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엄청난 수준의 감시 사회의 도래를 예고한다. 인간의 거의 모든 활동이 기록되고 분석되는 상황이 도래하며 개인 정보의 침해 이슈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지속적인 개인 정보의 침해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회는 그림자가 너무 뚜렷하다.

새로운 정부는 4차 산업 혁명의 동력을 근본적으로 민간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섣불리 정부에서 주도하려 하지 말고 공적 영역은 4차 산업 혁명 사회에 드리울 일자리 감소와 개인 정보 침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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