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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창(窓)에서 바라 본 숙대신보[옴부즈맨]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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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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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스님은 달 아래에서 절간 문을 두드리네(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라는 구절을 지어 두고 깊은 고심에 빠진다. 시(詩) 중 한 글자를, ‘두드리네[敲]’로 쓸지, ‘밀치네[推]’로 쓸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휘 하나를 선택하는 데도 이러한 고심과 신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감을 샀던바 이 행위는 결국 ‘퇴고(推敲)’라는 말의 기원이 된다.

한국의 고전 중, 청구영언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중 1728년에 김천택이 자필로 쓴 책을 가장 좋은 것으로 삼는데, 이를 <진본 청구영언>이라 하여 학계에서는 창해유주로 여긴다. 그런데 1947년 이 책을 현대 활자로 옮기면서 적지 않은 글자 오류가 일어났다. 가령 ‘무명씨(無名氏)’라고 하여야 할 것을 ‘무씨명(無氏名)’이라 한 것 등이 그렇다. 이로 인해 연구자들은 이 구절에 이르면 꼭 한 번씩 연구의 발길을 멈추고 무슨 뜻인가 고심에 빠진다. 논문으로도 나왔으니, 편집자의 작은 실수가 두고두고 사람의 헛심을 쓰게 하는 것이다.

퇴고의 창가에 앉아 숙대신보를 볼 때, 퇴고의 고심 정도와 오탈자의 빈출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월요일 아침마다 새벽의 상추처럼 싱싱한 향이 나는 숙대신보를 펴보는 것을 큰 재미로 여기지만, 신문을 펼 때 간헐적으로 보이는 오류들은 내 의식의 흐름을 멈칫멈칫 끊는다. 의미 파악이 안 되어서가 아니다. 그 오류의 지점에서 편집의 불성실, 다급함 등의 잔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으로서의 공신력 문제로까지 나아갈 수 있음을 지적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비약이 허용된다면, 지난주에는 “인쇄하는데 사용했다<1면>”, “이름 그래도<2면>”, “보약과 육아<3면>”, “햄릿을 역을 맡은 <6면>”, “감독을 1996년 버전 <6면>” 등 십수 개의 표기 오류가 공신력을 잠식(蠶食)했다 하리라.

독자위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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