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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기립성 저혈압?
고지현·하재림 기자  |  smpkjh89@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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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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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땐 어질어질, 눈앞은 깜깜”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때 스스로 빈혈이라고 진단을 내리지는 않았는지,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은 아닌지 떠올려보자. 어쩌면 우리가 겪은 증상이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불리는 현상일지 모른다.

기립성 저혈압은 신체가 갑자기 자세를 바꿀 때 발생한다. 기존에 빈혈이나 저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발생하기 쉬우며 실신 등의 피해를 수반하기도 한다.

본교 학우들은 얼마나 ‘기립성 저혈압’을 경험하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지난 8일(화)부터 10일(목)까지 3일간 본교 학우 5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정확도 95%, 오차범위 ±1.8%p)

   
 

낯설지 않은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이었다

설문 결과 3분의 2 이상의 학우들이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학우는 77.9%(394명)였다.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71.0%(359명)의 학우 중에서도 76.0%(275명)가 기립성 저혈압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본교 오수용 보건의료센터 의사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을 많이 보인다”며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20% 이상 기립성 저혈압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로 누적, 스트레스, 월경 등의 이유로 본교 학우들과 비슷한 나이대인 20대 여성 중에도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기립성 저혈압을 경험한 77.9%(394명)의 학우 중 ‘기립성 저혈압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얼마나 자주 경험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매일’ 증상을 겪는다고 답한 학우는 26.4%(104명)에 달했다. ‘일주일에 한 번’ 겪는다고 답한 학우가 32.5%(128명)로 가장 많았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경험한다는 학우는 29.4%(116명)였다. 익명을 요청한 A 학우는 “잠이 부족할 때는 일주일에 6일 내내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리에서 일어날 때 낮아진 혈압을 신체가 빠르게 회복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사람이 갑자기 자세를 바꾸거나 자리에서 일어서면, 몸의 혈액이 중력에 의해 하체로 집중된다. 이때 순간적으로 심장과 뇌로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고 혈압이 낮아지는데, 정상적인 사람의 신체는 1분 이내에 혈압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신체가 정상적으로 혈압을 회복시키지 못한다면 어지러움, 두통 등의 이상을 느끼게 된다. 머리의 뒷부분에 있는 시신경까지 혈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목이 뻣뻣한 느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저혈압 상태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부른다. 기립성 저혈압은 증상 자체가 치료의 대상이 되는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으니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심하면 실신까지도
건강에 소홀했을 때 찾아온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한 학우들 10명 중 9명은 어지러움 또는 현기증을 경험했다. 그 중 74.4%(293명)의 학우는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을 3가지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으로 겪은 증상은 무엇인가요?(복수응답 가능)’라는 90.3%(356명)의 학우가 ‘어지러움 또는 현기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시야가 흐려졌다’고 답한 학우가 50.0%(197명)였으며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등의 전신 무력감’을 느낀 학우가 47.0%(185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통’을 겪은 학우도 30.7%(121명)였다. ‘구역질 또는 구토감, 구토’를 경험한 학우도 16.2%(64명) 가량 있었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실신을 경험한 학우도 있었다. 7.6%(30명)의 학우들은 실신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최영문(법학 14) 학우 또한 지난 방학 기립성 저혈압 증상으로 실신한 적이 있다. 최 학우는 “여느 때와 같이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어지러움이 느껴지더니 점점 앞이 보이지 않았다”며 “이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최 학우가 정신을 차린 뒤 자신의 몸을 살펴보니 무릎이 까지고 멍이 들어 있었다.

학우들은 주로 잠이 부족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기립성 저혈압을 경험했다. ‘어떤 상황에서 기립성 저혈압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하셨나요?(복수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밤을 새는 등 잠이 부족한 상황’을 꼽은 학우가 47.5%(187명)로 과반에 조금 못 미쳤다. 근소한 차이로 43.9%(173명)의 학우가 ‘아침에 일어날 때’라고 답해 그 뒤를 이었으며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도중에 경험했다는 19.3%(76명)의 학우도 있었다.

오 의사는 “잠이 부족하거나 식사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에 기립성 저혈압을 경험하기도 한다”며 “아침에 서둘러 일어날 때 빈혈이 동반되는 현상도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학우들은 기립성 저혈압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 또는 그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78.1%(308명)의 학우가 ‘지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중 63.5%(250명)의 학우가 ‘증상이 금방 회복되기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며 기립성 저혈압이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20.3%(80명)의 학우는 기립성 저혈압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몸이 회복되지 않아 일과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거나 쓰러지면서 사물과 부딪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최정현(영어영문 16) 학우는 “아침에 몸을 일으켰을 때 어지러웠지만 그대로 걸으려 한 적이 있다”며 “곧 다리에 힘이 풀려 부엌 찬장에 부딪혀 눈 주위를 다쳤다”고 말했다.

병원만이 답은 아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불시에 나타나 일상을 위협하는 기립성 저혈압,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 걸까. ‘기립성 저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학우는 42.5%(215명)였다. 이주현(가족자원경영 10) 학우는 “증상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다른 병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에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학우는 56.3%(284명)으로 가야한다고 응답한 학우보다 13.8% 더 많았다. 68.3%(194명)의 학우가 ‘증상이 금방 회복되기 때문에 병원에 갈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경험한 대부분의 학우들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다. ‘기립성 저혈압 때문에 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90.1%(355명) 학우들이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겪었지만 병원에 가서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혜리(경영 14) 학우는 “기립성 저혈압은 피로가 누적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잠을 보충하는 등의 행동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면서도 “주기적으로 반복될 때는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 갔으나 만족스러운 진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류다영(경제 16) 학우는 “의사가 천천히 일어나라고 조언할 뿐 다른 특별한 치료나 검진은 하지 않았다”며 “도움이 되는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면 다시 병원에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립성 저혈압은 증상 자체를 해결하는 명확한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채 지니고 있던 질병으로 인해 발생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 의사는 “증상이 심해지거나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피하는 생활습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단, 생활습관을 개선했는데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약물을 처방 받을 수 있다.

오 의사는 “기립성 저혈압은 증상이 신체에 위협이 된다기보다 쓰러지는 등의 상황에서 신체가 장애물과 부딪혀 입게 되는 외상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면 억지로 일어나거나 움직이려 하지 말고 자리에서 눕는 등 안정을 취해 실신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 상태는 자기 자신이 가장 뚜렷하게 알 수 있지만, 자신이 진짜 건강한지는 속단할 수 없다. 설문 결과 대다수의 학우들이 자신이 건강하다고 응답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기립성 저혈압을 여러 번 겪으면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잠시 겪는 증상일 수도 있지만, 만일 다른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라면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일상에 숨은 기립성 저혈압, 더 이상 몸속에 숨겨두지만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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