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숙대신보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에는 ‘적당히’ 기사를 쓰고자 했다. 이런 저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며 책임의식 없이 숙대신보에서의 한 주 한 주를 보냈다. 그러나 작성한 기사가 쌓이면 쌓일수록 숙대신보를 대하는 필자의 태도는 진지해져만 갔다. 몇 번의 인터뷰와 수 십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 완성된 기사에는 애정이 생겼다. 적당히 쓴 기사 대신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필자는 편집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됐다.

 

과거의 대학신문은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하고 대학의 발전과 위기를 기록하는 역할을 해냈다. 교내외 구성원들은 대학신문을 펼쳐 해당 학교의 일을 알고자 했다. 누군가는 오늘날 대학신문이 가지는 위상은 이제 과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보사 내부, 그것도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바라보는 대학신문은 단순한 ‘위기’를 넘어 교내외 구성원의 관심이 절실했다. 줄어드는 수습기자의 수와 좀처럼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신문들. 어느 학보사 기자들은 “대학신문의 파급력이 이전보다 못하니 기사를 작성하는데 드는 노력과 비용을 줄여라”는 압박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이만하면 대학신문은 정말 ‘위기’에 빠져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대학언론은 대학의 수준을 보여준다. 바람직한 사회에서 언론이 건강한 기능을 하듯, 대학사회에서 대학신문은 대학의 건실함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다.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언론은 수없이 많아졌어도 대학의 학보사는 단 하나뿐이다. 학보사 기자들이 쓰는 기사만큼 그 대학에 관심을 갖고 쓰는 기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힘겨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기사를 써가는 기자들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신문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다. 필자는 그들이 존재하는 한 대학신문이 곧 존재해야 할 이유를 찾아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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