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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비둘기 우는 팀플의 계절[사설]
숙대신보  |  smnews@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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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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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쿠쿠~’ 순헌관을 오를 때 들리는 구슬픈 멧비둘기 소리이다. 무정하게 알만 남기고 떠난 뻐꾸기가 준 상처 때문에 우는 것은 아닐는지.

뜬금없이 멧비둘기의 울음을 말한 것은 *‘팀플’의 계절 5월이 왔기 때문이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전, 많은 강의가 요구하는 팀플. 그러나 그 팀플엔 언제나 알만 남기고 사라진 뻐꾸기 같은 존재가 있다고 하니, 이른바 팀플 무임승차족. 뻐꾸기는 알을 남기고 산 너머로 날아가 버렸고, 팀플 얌체는 과제를 남기고 제 생활로 떠나가 버렸다. 남은 자는 멧비둘기처럼 적막한 SNS 공간에서 울분의 울음을 운다.

그런데 원래 팀플은 이런 부작용보다 훨씬 고귀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자신보다 큰 조직의 일부가 되어 한 역할을 맡음으로써 혼자 했을 때보다 더 큰 성과를 도출하는 것. 그런 조직력의 힘을 경험케 하기 위해 팀플은 고안된 것이다. 그렇기에 팀플을 요구하는 교수는 학생들이 캠퍼스 잔디밭에 둘러 앉아 서로 열심히 토론하고, 발표날이 가까워지면 밤 새워 같이 작업하여, 발표 당일은 모두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결과를 경청하는 흐뭇한 프로세스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기대가 현실에서는 낭만적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뻐꾸기가 비둘기 둥지에 제 알을 두고 딴 데 가버리듯, 현실의 얌체들은 이 팀플에 학점의 알을 버려둔 채 남은 팀메이트들의 체온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뻐꾸기들은 늘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들에 대한 비난은 정당하다. 자신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인데, 이는 결국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직적 활동에 이런 태도로 임하는 뻐꾸기들의 기저 심리는 무엇일까? 20세기 초반,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집단적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그 개인이 내는 힘이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한 바 있다.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개인이 발휘하는 평균 힘은 줄어들더라는 것이다. 즉, 조직의 힘 뒤에 숨어 누군가가 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나태해지는 현상을 보이더라는 것인데 아마 이런 심리의 극단적 표출이 자신의 알을 남의 둥지에 남겨 둔 채 날아가 버리는 뻐꾸기들의 행동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이 행위에 대한 효과적 대응도 간단히 도출된다. 뻐꾸기가 조직의 힘 뒤에 숨지 못하게끔 그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공간을 투명히 설정해 두는 것이다. “뻐꾸기 씨, 당신이 품어야 할 알은 이것이고, 이 알에는 당신의 이름을 새겨 제출하겠습니다.”는 비둘기들의 선언.

그러고도 알을 버리고 날아가는 뻐꾸기가 있다면, 그것은 천상 뻐꾸기이다. 부화되지 않고 제출된 그의 이름이 새겨진 알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내려진다면, 아마 그 이후로 순헌관 뜰에서 구슬피 울고 있을 새는 멧비둘기가 아니라, 응당 뻐꾸기일 것이다.

*팀플: ‘조별 과제’의 속어로 팀 프로젝트(Team Project)의 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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