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출근길에 전철을 타면 모두들 무가지 신문을 펼쳐들고 뉴스 보기에 열중했는데 요새는 신문을 들고 타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뉴스라는 것이 대개 포털 사이트에서 일괄적으로 선택한 내용의 기사들이다. 사실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괄되게 선택되고 정리된 기사들만 본다는 것이 정보사회를 사는 일반 대중의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한 생각도 든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할 때와 신문으로 뉴스를 접할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신문에서 뉴스를 접할 때면 어떤 기사를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어디에 배열하는가에 따라 그 신문이 기사화하고자 하는 사건에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독자들은 파악한다. 다시 말해 신문을 통해 기사를 읽을 때는 단순히 정보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배열 뒤에 놓인 편집진의 의도까지 읽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신문을 읽으면서 우리는 기사를 편집하는 사람들의 관점과도 소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소통이 신문이 갖고 있는 본래의 기능이지 않을까.

오랜만에 숙대신보를 펼쳐봤다. 2면 전체를 채우고 있는 것은 삼성 SW트랙에 관한 내용이었다. 몇 개의 정보전달을 제외하면 거의 삼성 광고수준이다. 3면에는 도서관 이용을 위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을 이용할 때 정말 필요한 소프트웨어적 정보보다는 멋지고 깨끗한 공간사진이 전면을 채웠다. 마지막 면에 실린 숙명인 소개는 차지하는 지면에 비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너무 적어보였다. 만일 공간적 배열과 구성에 따라 숙대신보를 읽는다면 이때 편집진의 의도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진다.

독자위원 이광모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