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사회에는 얼마나 행복한 기운이 넘치고 있을까? 지난 20일 UN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전 세계 143개 국가별로 긍정경험지수(Positive Experience Index)라는 것이 발표되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국가별로 비교하기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에 기초해 지표를 만들어 순위를 매겼는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최 하위권인 118위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에 행복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은 경험적으로도 충분히 실감하는 바지만, 그래도 118위는 충격적이다. 작년에 발표되었던 조사 결과(90위)와 비교해서도 28계단이나 낮아진 순위다.

이번 조사에서는 행복감(긍정경험)을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 ‘어제 많이 미소 짓고 많이 웃었는지,’ ‘어제 하루 존중을 받았는지,’ ‘어제 편히 쉬었는지,’ ‘어제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는지,’ 그리고 ‘어제 하루가 즐거웠는지’ 다섯 가지 질문을 사용했다. 조사를 수행한 갤럽은 GDP(국내총생산)와 같은 경제관련 지표로 설명할 수 없는 행복과 관련되어있는 우리의 감정과 경험을 살펴보려는 것이 조사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다. 자살률과 긍정경험은 당연히 반비례한다. 작년 우리나라 일인당 GDP가 2만 8,739 달러로 세계 29위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역시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고, 소득순도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경제성장만이 유일한 목표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부유한 나라를 넘어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GNH(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지표를 만들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부탄이 대표적이다. 부탄은 이번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15위를 기록했다.
 

행복지표가 꼭 국가 차원의 목표로 제한될 이유도 없다. 이번 조사의 질문들을 우리 숙명인 들에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우리 학생들은 어제 얼마나 즐거웠고, 존중받고, 많이 미소 지었을까? 학교차원에서 가칭 ‘숙명행복지표’를 만들어 매년 조사하고 그것을 관리하려는 노력과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헤겔이라는 철학자는 인정을 위한 투쟁이 개인적으로는 삶이고 사회적으로는 역사라고 말한다. 인정 욕구가 충족될 때 개인은 행복해지고 상호인정과 존중이 보편화 할 때 공동체는 행복해지고 발전한다. 숙명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 모두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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