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상식]

남성성의 상징인 털은 여성들에게 골칫거리다. 노출의 계절인 여름철, 피부과는 제모를 하려는 여성들로 북적인다. 굳이 피부과를 가지 않고 집에서 간편하게 제모를 할 수 있지만 이전보다 굵고 많은 털이 난다는 생각에 제모를 잠시 망설인다.

그러나 제모를 할수록 더 굵고 많은 털이 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털의 굵기와 수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성 호르몬에 의해 선천적으로 결정된 것이므로 제모횟수와는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제모를 할수록 털이 많이, 굵게 난다고 생각하게 됐을까. 눈으로 봤을 때 새로 자라나는 털이 굵게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털의 굵기는 피부표면에 가까울수록 두껍다. 면도기로 털을 완전히 제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피부 표면 위에 미처 잘려지지 않은 두꺼운 부분의 털이 남게 된다. 이렇게 잘려진 털 단면의 촉감은 까슬까슬하고 뻣뻣하다.

머리카락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머리카락도 털과 마찬가지로 끝으로 갈수록 가늘다. 머리카락을 자르게 되면 잘려진 머리 끝부분이 이전보다 두껍다고 느끼는데, 털이 굵게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다.

또한 피부표면에서 다시 새롭게 자라나는 털은 두껍기 때문에 이전보다 털이 더 굵고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새롭게 난 굵은 털은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돼 가늘어진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털의 굵기에는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제모를 자주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가 붉게 변하는 모낭염이나 색소침착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제모로 인해 자극받은 피부에 보습로션을 발라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준다면 피부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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