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문제 중 하나가 일을 할 의사가 있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일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2013년 청년실업률은 13.1%로 사상 최고이며 2018년까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층에 속하는 대학생들은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 앞을 다투어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일부 전공을 복수전공, 부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어학, 인적성 검사, 자격증 취득 등을 대비한 다양한 취업과 관련된 과목을 듣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취업경력개발원, 종합인력개발원 등을 만들고 취업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것만으로는 현실적인 취업준비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교육 시장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처한 현실 상황과는 무색하게 교육인적자원부는 인문학의 대중화, 인문학적 사고, 창의적 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인문학이라고 칭해지는 학문은 문학(文), 역사(史), 철학(哲)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대학생이 지성인으로 불리어지기 위해서는 이 세 학문들에 대한 소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이 모든 학문에 근간이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문학의 위상을 보면 ‘취업성공패키지’ 속에서 학문적으로 길을 잃고 있다.

최근 복지국가청년네크워크에서 발표한 ‘2014 한국 대학생 생활실태보고서’에서는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르바이트 소득은 생활비로 충당하기도 부족하고, 이로 인해 가족의 지원 또는 생활비를 대출받아야 하는 처지이다. 응답한 대학생 중 25.8%는 개인명의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고 답하였고, 취업을 위한 사교육비로 인한 고통 등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대학등록금과 생활비 그리고 취업준비비용 부담으로 인한 삼중고를 겪고 있다.

대학생은 취업을 향한 시선을 자기성찰을 위한 인문학으로 돌릴 수 있을까? 대학생의 인문학으로의 귀향을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과에서는 학과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 학과마다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여 학생들이 계획적으로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 제공하는 취업프로그램을 현실화하고 만족도를 높여서 학생들이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들이 인문학과 취업 양자의 선택이 아니라 윈-윈 하도록 기반을 만들어주어야 하며 이 때 인문학은 길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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