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월화수목금금금’ 일만 하며 일주일을 보내거나 주말 동안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대는 지났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열심히 일 한만큼 쉬는 것도, 노는 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요즘 ‘50, 60대’들을 넘어서 ‘청년’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는 일종의 문화 트렌드이다.

이에 발맞춰 레저문화가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레저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강원도로 내려가는 고속도로의 정체 상황과, 열차의 매진행렬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한 주말 풍경이 아니다. 요즘 트렌디(Trendy)한 레저생활로 불리는 ‘캠핑(Camping)’을 일례로 살펴보자. 지금 ‘캠핑족’에게 캠핑이란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던 한적한 레저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캠핑장을 둘러보면 전문 캠퍼(Camper) 못지 않은 장비를 갖춘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한 캠핑용품 시장이 급속도로 발달했고, 캠핑 용품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모든 캠핑족을 포함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캠핑을 가서 용품만  늘어놓다가 하루를 다 보내는가 하면 옆집의 장비를 살펴보다가 진정한 여가를 즐기지 못한다. 캠핑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린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이러한 소비패턴을 일종의 ‘자기 정체성’ 표출 수단이라고 본다. 즉 자신이 어떠한 여가활동을 즐길 때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무언가을 보여 주고 싶은 욕구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캠핑 이외에 등산, 자전거타기 등에서도 나타난다. 이 두 가지 활동 모두 과거 우리가 일종의 ‘사치 여가’ 라고 여기던 요트타기, 골프와는 확연히 다르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자연 속에서 ‘힐링’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여가로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요즘 많은 사람들이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복장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여가활동이란 일이나 공부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시간을 이용하여 쉬거나 노는 일이라고 국어사전에 정의돼 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면 그 시간은 현대인에게 황금보다 소중할 것이다. 하지만 소중한 시간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보내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혹은 남들과 다른 내 모습을 갖추기 위해 돈,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결국에는 나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이다. ‘복장중독’에서 벗어나 진정한 ‘힐링’을 즐길 줄 아는 대한민국의 주말을 기대해본다.

이지민(식품영양 13)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