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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하숙)집이 더 고생?
황다솔 기자  |  smphds8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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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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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안방을 ‘응사앓이’로 빠뜨렸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전 세대를 아울러 모든 이의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삼천포(김성균 분)의 “우~우~ 대형잡채” 장면은 신촌하숙집의 푸짐한 밥상, 주인과 하숙생의 정감어린 모습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요즘 하숙집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김미지(가족자원경영 12) 학우는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신촌하숙은 하숙생의 로망이다”며 “실제로는 하숙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과 교류가 없어 삭막하다”고 말했다.

   
 
   
 
도서관 후문으로 들어가다 보면 수많은 하숙집 간판이 보인다. 우리는 이곳을 ‘숙명 하숙촌’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숙명 하숙촌은 어떠할까. 25일(화)부터 28일(금)까지 본교 학우 7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1.79%)한 결과 13%(93명)가 하숙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거나 살고 있다고 답했다.

-하숙집 안전, 위생상태, 서비스의 만족도는-
본교 기숙사의 이용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숙을 하고 있거나 고려 중인 학우들이 많았다. 하숙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학우들의 51%(43명)가 하숙촌을 직접 방문해 보고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 인터넷을 찾아보고 계약한 학우들이 33%(31명)로 뒤를 이었다. 직접 알아보다 하숙을 포기한 정지용(경영 12) 학우는 “본교 주변에서 집을 찾다가 시설이 낙후돼 마음에 드는 하숙집이 없었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결국 신촌에서 자취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혜원(문화관광 14) 학우는 “하숙집을 알아보기 위해 집집마다 찾아가서 주인들을 만났는데, 그 주인들은 ‘계약할 사람은 학생 말고도 많으니 결정을 내릴거면 빨리 해달라’고 재촉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숙을 구하면서 안전, 위생상태, 서비스 등의 문제로 하숙집에 불만을 가지는 학우들이 많았다. 평균점수로 환산한 결과 5점 만점에 위생상태는 3.26점, 서비스는 3.27점 그리고 안전도에서는 3.4점이었다.(매우 불만족 1점, 불만족 2점, 보통 3점, 만족 4점, 매우 만족 5점) 점수 자체는 평균인 3점을 약간 넘었지만, 학우들의 체감 만족도는 달라, 만족하는 학우와 불만족해 하는 학우의 편차가 컸다. 하숙집 근처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우는 전체의 24%(180명)였다 이민지(가족자원경영 14) 학우는 “학교를 주변을 둘러보니 하숙촌이 저녁에 귀가할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진 곳에는 가로등을 더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숙촌의 골목길은 좁고 가로등의 조명이 밝지 않다. 건물들이 주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밤길에 길을 잃을 수 있는 구조다.
또한 하숙집 경험이 있는 학우 중 23%(22명)는 위생상태가 불만족스럽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남 모 학우는 “매년 건물상태가 나빠져 위생이 안 좋고 벌레가 많았다”며 “돈을 중시하는 이해타산적인 주인 아주머니의 태도가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하숙집은 고용된 노동자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청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28%(26명)의 학우들이 하숙집의 서비스에 불만스러웠다고 답했다. 민정아(경영 11) 학우는 “겨울에 외풍이 심했는데 보일러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아 방 안에서 입김이 나올 정도였다”며 “항상 하숙집의 밥을 챙겨먹자 아주머니가 눈치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서영(생명과학 13) 학우는 “친구가 잠깐 방에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신 아주머니가 수도를 잠가버렸다”며 “물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닌데 너무 손익을 따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높은가격, 장기계약문제가 더욱 불만-    
전체 32%의 학우들은 숙명 하숙촌의 높은 가격과 장기 계약문제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인근 하숙집의 경우 최소 6개월의 장기 계약을 요구하는 곳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월세 가격은 평균 40만 원 선으로, 타 대학 하숙촌에 비해 약 5만 원 높았다. 김민영(한국어문 13) 학우는 “보증금이 10만원인데, 6개월 이상 살지 않고 나갈 때는 그 돈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인들 사이의 담합을 제기한 학우도 있었다. 조흔우(독일언어 · 문화 11) 학우는 “인근 하숙집 주인들이 모여 가격을 담합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방 크기나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에 비해 월세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이에 ㄷ하숙집 주인은 “몇 십 년째 같은 가격으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다”며 “오히려 타 대학 학생들이 우리 하숙집을 많이들 찾는다”고 말했다. ㅅ하숙집 주인은 “각 집마다 방 크기가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라 가격도 다르기 때문에 담합은 불가능하다”며 “저렴한 가격의 하숙집도 많지만 주로 학생들이 원하는 방이 40~50만 원대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학우들의 불만사항이 많지만, 하숙집에서 일어나는 불공정한 일에 대해 대처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김영은(시각 · 영상디자인 13) 학우는 “가격대가 터무니없이 비싼 곳이 많고 높은 가격대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는데 이를 해결할 방도가 없다”며 “하숙집이 학교 근처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교 부근에 있는 ㄷ공인중개사는 “하숙집 계약은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대처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예전의 하숙집은 가족을 한 사람 더 부양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가족과 거의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그 의미가 변질돼, 하숙집 주인이 이익을 얻으려는 과정 속에서 하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숙집이 좋아서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 학우도 있었다. 김세희(인문 08) 학우는 “밥이 유난히 맛있었고 청결상태가 양호하며, 아플 때 죽을 해주실 정도로 아주머니가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며 “아저씨가 저녁마다 하숙집 앞을 돌아다니시며 확인하셔서 든든했다”고 말했다. 김 학우는 “개인적으로 숙명여대에 자부심을 가지고 학우들을 대해 주시는 분들이 여럿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 모 학우는 “본교 근처 하숙비가 학우들의 실정에 맞게 저렴해 졌으면 좋겠다”며 “매년 반복되는 피해 중에 안전, 위생, 서비스 등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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