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치르는 연례행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서쪽에서 찾아온 손님, 황사(黃砂)이다. 이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 흙이 녹아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이르면서 발생한다. 모래바람이 일어난 후 우리나라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일. 여기에 건조한 기후, 강한 햇빛, 강풍의 ‘삼박자’가 맞으면 더욱 빠르게 형성돼 이동한다.

황사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당시에는 ‘음력 1월 흙가루가 비처럼 떨어졌다.’라며 우토(雨土) 또는 토우(土雨)라 표기했다. 조선시대까지 ‘흙비’로 불리던 말은 일제강점기에 ‘황사’로 바뀐 후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아시아먼지현상(Asian dust phenomenon)이라 한다.

영문표기가 보여주듯 황사는 단순한 흙먼지가 아닌 오염덩어리이다. 그 안에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생성된 공해물질은 물론 규소, 납, 티타늄과 같은 16종의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크기가 지름 10㎍(마이크로그램ㆍ100만분의 1g) 이하로 미세해 혈액 속으로까지 침투할 수 있다. 크고 무거운 모래흙들은 이동 중에 땅으로 떨어지고, 작고 가벼운 입자만이 대기를 따라 우리나라에 왔기 때문이다. 작은 만큼 접촉을 막기 어려워 인체에 치명적이다.

황사는 봄철 호흡기 질환의 주원인이다. 우리 학교 보건소 정을순 의사는 “최근 목감기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늘었다. 건조한 날씨 탓도 있지만 황사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목이 따가우면서 가래가 나오는 후두염이나 눈이 충혈 되고 눈곱이 심하게 끼는 결막염에도 걸리기 쉽다. 심할 경우에는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뇌ㆍ심장 관련 질환을 발생시키고 유전자까지 손상할 수 있다.

이러한 황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제일이다. 정 의사는 “황사는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외출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은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방법으로는 ▶황사전용마스크 착용하기 ▶귀가 후 깨끗이 씻기 ▶긴 옷으로 노출 삼가기 ▶렌즈 대신 안경 쓰기 등을 제시했다. 안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렌즈를 끼면 렌즈 자체에 먼지가 많이 묻어 각막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가급적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좋다. 입으로 들어온 먼지는 바로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지만 코로 숨을 쉬면 콧속의 털과 점액으로 먼지를 한 번 걸러낼 수 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황사 평균발생횟수는 7.7회로 1993년~1999년의 평균 발생횟수 3.2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이에 정부는 황사를 기상재해로 인식, 피해방지대책의 일환으로 2002년부터 황사특보제를 시행해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한ㆍ중 황사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 황사가 부는 날, 이걸 드세요!
① 물이나 녹차
몸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 유해물질의 배출을 돕는다.
② 돼지고기
중금속을 중화시키거나 걸러내는 효과가 있다.
③ 매운 음식
양파와 고추 등은 인체의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④ 채소
콩나물, 상추 등은 수분을 보충시킨다. 미역과 마늘에 중금속 해소효과가 있다는 설도 있다.
⑤ 도라지, 국화, 결명자
한의학에서는 기관지와 눈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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