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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마음의 상처’ 보듬지 못한 한국사회
김정은 기자  |  smpkje8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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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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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속 탈북민

  2013년 5월, 라오스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사건이 벌어졌다. 강제 북송을 중단 하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탈북민들은 결국 북한으로 이송 됐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경우 탈북 민들은 각종 고문과 영양실조, 강제노역, 공개 총살의 위험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 민들은 현재 총 2만 5천명에 달한다. 이러한 끔찍한 탄압과 감시 속에서도 탈북 민들은 한국에서의 ‘더 나은 삶’을 살아 가기 위해 탈북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며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은 과연 ‘더 나은 삶’을 살 아가고 있을까? 2004년 탈북한 여자 복 싱 페더급 세계 챔피언 최현미(23), 국내 탈북민 연예인 1호 전철우(45)와 같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흡수돼 생활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가끔씩 비춰지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만족스러 운 정착 생활을 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 다. 탈북민의 대다수는 한국사회에 적응 하지 못한 채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 는 것이 현실이다.


 

표면적인 지원, 겉도는 탈북민

  그렇다면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힘들어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탈북민들은 그동안 살아왔던 방 식과는 다른, 한국의 사회구조 속에서 고충을 겪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따른 취업, 학업, 경제적인 부분이 탈북 민들을 힘겹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탈북민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국 가는 과거부터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통일부에서 제공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실무편람’에 따르면 정부, 지 자체, 민간단체가 상호 협력하며 정착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기본교육, 지역적응교육, 지방거주 장려금, 취약계층 보호 가산금, 주택알선, 직업훈련, 취업 장려금, 고용지원금, 생계급여, 의료보호, 학비 지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이 들끓는 한 국사회에서의 취업은 탈북민들에게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취업을 한 후에도 한국사회의 생소한 문화에 적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국 직장에서 필수인 일명 ‘사회생활’ 같은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탈북 민 중 임금을 받는 근로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근속기간 또한 임금 근로자의 67.5%가 1년 미만, 3.7%만이 5년 이상으로, 안정적인 직업 을 갖고 있는 이들 또한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취업이 잘 이뤄지지 않다보니 탈북민들은 생계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취업시장에서 밀려나며 탈북민의 48%가 국민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생계비를 지원 받고 있다. 일부 탈북민들은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탈북민들은 학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북민 특별 전형이라는 배려책 또한 존재하지만, 현재 탈북대학생의 경 우, 약 72%정도가 휴학을 하거나 학업을 포기하고 있었다. 탈북민들에게는 치열 한 대학 생활과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분위기, 높은 난이도의 교과의 요소들이 대학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장벽으로 다가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탈북민들 은 한국 사회의 빠르고 치열한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었다.

근본적인 원인, ‘시선과 차별’

  국가는 탈북민들이 어려워하는 취업, 학 업 등의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급했 던 바와 같이, 탈북민들은 여전히 적응 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또한 ‘적극적 인 정착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북민 들은 경제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거나 학 교에 부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한계 를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극에 다르며 최근에는 탈북민 10명 중 1명이 한국을 떠나 제 3의 국가로 가고 있는 추세까지 보이고 있다. 

  탈북민들의 고충에 대한 지원이 이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적 응하는 데 한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 일까? 채널 A의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여성 이야기에 따르면 ‘북한에서 온 사람과 결혼하면 승진을 못한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와 헤 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탈북청소년 사이에선 왕따 관련 문제 또한 심각하다. 한 탈북민 부모는 ‘아이 가 반장선거에서 뽑힌 후, 북한에서 온 새터민을 반장으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장선거를 다시 진행했다’는 하소연을 했다. 심할 경우 탈북청소년들은 왕따를 당하며 결국 자퇴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무시는 직업 세계에서 또한 심각하다. 북한에서 교사로 일했던 탈북자가 100명을 넘지만 현재 한국에서 제도권 교사로 일하는 사 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동아일보에서 실 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녀의 교사가 탈 북자여도 괜찮다’라는 응답이 61.1%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인들이 머리로는 탈 북민들을 이해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마 음은 머리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줬다. 

  또한 경기도가족여성원이 지난해 4~9 월 북한이탈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실 시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 면 직장 및 사회생활에 있어, 47.7%는 북 한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불이익이 나 불공정한 대우를 경험했고, 남한사람 보다 임금을 적게 받았다는 응답자 또한 25.5%를 기록했다. 국내 물정에 어두운 탈북민의 약점을 이용해 범죄의 대상으로 일삼는 일도 많다. 탈북민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금융사기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와 같이 한국사회는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과 보이지 않는 차별이 널리 자 리 잡고 있다. 즉 국가에서의 많은 지원 에도 불구하고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근본적인 고충이 생활 속에서 느끼 는 한국인들의 무시와 차별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는 탈북민들이 취업과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경로를 만들어 주며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지 만, 탈북민들은 한국사회에서 받는 시선 과 차별 때문에 생활 전반적인 부분에서 위축돼 사회에 나가는 것 자체를 겁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표면적인 어려움에 대한 지원만 해주고 있던 것이다.


부정적인 인식 팽배하는 이유

  한국사회가 탈북민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탈북민 문제에 무관심한 태 도로 응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요 인에 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은 탈북민과 북한 정권을 동일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 논란, 이산가족 상봉 취소 등 관계가 악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이 탈북민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언론에서는 탈북민 중 일부가 저 지른 사건을 확장 보도하고 있다. 범죄 를 일으키는 이들은 어떠한 곳에서나 항상 있다.

  그러나 ‘탈북민’ 중 일부가 범 죄를 일으켰을 경우,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 지를 각인시킨다. ‘마약 유혹에 빠진 탈북자’‘대리입원 보험금 타낸 탈북자 3명 약식기소’‘생활 고에 위조지폐 만든 탈북자’ 등의 제목 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탈북민을 ‘물 질적인 지원만 바라는 사람’이거나 ‘부 정적인 성격들의 소유자’라는 이미지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  또한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논 란과 같은 탈북민 위장 간첩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간첩사건이 사실 로 밝혀질 때마다 탈북민들에 대한 한국 인들의 오해, 불신은 더욱 커져가고 있 는 것이다.


한국사회, 인식개선 필요

  탈북민을 지칭하는 용어 또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고 있다. 탈북민이라는 한 사람을 두고 여러 개의 단어를 혼용해 쓰고 있다. ‘새터민’‘탈 북자’‘북한이탈주민’부터 ‘자유이주주 민’까지. 탈북민을 가리키는 여러 가지 용어 탓에 사람들은 혼란을 겪으며, 탈북민 문제에 관한 조그마한 관심조차 갖 지 않고 있다.   국가는 현재 탈북민에게 경제적인 지원 및 사회적응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북한에서 몸에 밴 사상과 문화를 버리고 낯선 환경에 하루 빨리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최 근 남북한과의 갈등상황은 그들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탈북민들의 한국 부적응 현상은 적응하는 데 있어 국가의 지원과 교육도 필요하지만, 한국인들의 인식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아 지원이 수 포로 돌아간 결과이다. 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의하면 ‘국민이 탈북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 정적 인식은 정부 차원에서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 이라며 많은 전문가들 또한 탈북민에 대 한 국민들의 빠른 인식 개선을 강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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