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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커튼 콜과 시드니에 울려퍼진 아리랑
최수진 기자  |  smpcsj8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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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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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성사되기까지

지난 8월 8일(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우리학교 음대소속 학생 80명으로 이뤄진 ‘숙명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다. ‘생생한 클래식의 밤(A vivid night of classic)’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국내 대학 오케스트라 최초로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세계적인 무대에 처음서는 학생들을 위해 우리 학교 교수 8명도 힘을 보탰다. 국내 최초 여성 지휘자인 김경희 교수가 지휘봉을 잡았고, 바이올리니스트 홍종화 교수, 피아니스트 이해전 교수 등 7명의 교수가 숙명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현재 호주대사관 홍보대사인 고미현 소프라노와 호주의 떠오르는 차세대 테너인 제임스 이글스톤 테너도 초청돼 공연을 한층 풍요롭게 했다. 이들은 지난 해 한국과 호주 수교 50주년을 맞아 초청 공연을 갖기도 했던 한국과 호주 교류의 아이콘으로써 이번 공연 초청에 그 의미가 더 컸다. 전석 무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예매시작 2일 만에 4000여명이 몰리며 2600석 전석이 매진되는 등 공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결국 주최측에서는 한국문화원에 방문해 직접 표를 수령해가는 선착순 2600명에게 표를 지급했다. 오페라 하우스 이번 공연은 우리대학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연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세계 3대 오페라 콘서트 홀인 시드니 하우스에서 공연을 한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오페라 하우스는 덴마크의 건축가 요른 우트존이 건축한 공연장으로 미국의 카네기 홀, 이태리의 라 스칼라 극장과 함께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적인 공연장이다. 바다와 잘 어울어지는 조가비 모양의 지붕은 시드니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았고, 2007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오페라 하우스는 연간 약 3000건의 무대가 이뤄지고 있다.

 

공연 내용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김진수 주 시드니 총영사를 비롯해 노엘 캠벨 NSW 주 총독실 관계자, 마이클 이베이드 호주 SBS 사장, 칼 크래머 시드니 음악대학장 등이 참석했다. 공연은 성격이 다른 1ㆍ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을 비롯해 푸치니의 ‘네순 도르마’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곡으로 구성해 관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맞췄다. 한편 2부는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까다로운 곡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로 구성됐다. 큰 박수와 함께 입장한 단원들의 표정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단원들은 이내 밝고 경쾌한 행진곡인 경기병 서곡의 리듬을 타며 점점 여유를 되찾아갔다. 첫 곡이 끝난 후에는 곡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와 흥분이 뒤섞인 미소를 지으며 박수에 화답할 수 있었다.

뒤이어 연주된 곡은 홍종화 교수와 이혜전 교수가 협연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D단조’였다. 곡을 주도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점점 더 높고 빨라짐에 따라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며 연주에 몰입했다. 고미현 소프라노와 제임스 이글스톤 테너가 함께 부른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1부가 끝이났다. 잠깐의 휴식 후, 림스키코르코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연주와 함께 2부가 시작됐다. 이날 연주된 세헤라자데는 스페인 기상곡, 러시아 부활제 서곡과 더불어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곡 중 ‘3대 관현악곡’으로 불리는 걸작이다.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친숙한 이야기를 토대로 작곡된 이 곡은 총 4악장, 약 45분으로 이뤄졌다. 우리에게는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08-09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곡이다. 몇 개의 선율을 음색만 바꿔 끝없이 되풀이 하는 곡을 45분 동안 듣는 것은 고역일 수 있다. 그러나 숙명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긴 시간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몰입도 높고, 수준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듯한 생생한 선율과 현악기의 관능적인 선율은 왕과 왕비의 사랑을 묘사하듯 아찔하고 경쾌했다. 음악에 빨려들어가 왕과 왕비의 천일 동안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어느새 연주는 끝이났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홀을 가득 메웠고, 박수 소리는 지휘자가 들어간 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숙명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번의 커튼콜을 받았다. 커튼콜은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들이 관객의 박수에 답해 다시 무대로 나오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음악회에서는 몇번의 커튼 콜을 받았는지가 그 공연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말해주는 잣대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점에서 2번의 커튼콜을 받은 이날의 연주는 성공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앵콜곡으로는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한국의 전통 음악인 아리랑이 연주됐다. 첫 앵콜 곡이었던 천국과 지옥이 연주될 때, 관객은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고, 지휘자 또한 춤을 추는 듯한 지휘를 선보이며 경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앵콜 첫곡이 끝난 후에도 멈추지 않는 박수에 화답하고자 두 번째 앵콜 곡인 아리랑이 연주됐다. 아리랑의 익숙한 선율이 들리자마자 누군가는 벅찬 감동으로, 누군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숨을 죽였다. 약간은 느린 듯 하면서도 섬세하고 깊은 울림을 지닌 아리랑은 약 1700여명의 교민들 뿐만아니라 900여명의 외국인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했다. 2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리랑이 끝난 후에도 감동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숙연함이 감돌던 공연장은 이내 어느때보다도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보러왔던 우경수씨는 “올해로 시드니에 이민 온 지 14년째 됐는데 공연장 가득 울려 퍼지는 아리랑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감동적인 연주가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스티븐 번 시드니 음대 대외처장 또한 “많은 좋은 연주들 중 아리랑을 특히 인상깊게 들었다” 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웅장한 아리랑을 외국인들에게 들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을 많이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연주”였다고 전했다.

공연의 파급효과

이번 공연의 파급 효과는 비단 한국 대학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보여줬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대학교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과 호주의 문화교류의 장을 열게 된 것을 그 파급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날 공연을 공동으로 주최한 주 시드니 문화원 이동옥 원장은 "한국과 호주간의 많은 문화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공연에서 미디어 후원을 했던 호주 동아일보와 우리 대학이 MOU를 체결하고 ‘호주 꿈나무’라는 이름으로 문화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호주 학생들은 7일동안 우리 학교 기숙사에 머무르면서 가을에 있을 숙명여대 정기 연주회에 참여하고, 우리학교 교수들에게 지도 받을 예정이다. 또한 시드니 음대와 MOU를 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며, 마스터클래스를 열고 학생들에게 레슨을 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마리바셔 NSW주총독 또한 켐벨 의전장을 통해 한국 대학과 한국인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히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간의 교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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