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점검]

실태점검 - 성적 장학금 의무봉사 10시간

설문결과 학우 61%, ‘취지는 좋으나 실효성 없다’, ‘10시간 의무봉사 부담스러워’

  ‘봉사활동 시간 없으면 앞으로도 장학금 못 받나요?’, ‘성적 장학금 봉사 시간을 아직 못 채웠는데…’

장학금 수혜자 확정 기간이 되면 학내 게시판에 종종 등장하는 글들이다. 학우들이 묻는 봉사시간이란 성적 우수 장학금에 의무로 규정된 10시간의 봉사활동을 말한다. 이 규정은 본교가 학생들을 학문적 소양을 갖춘 사회공헌적인 인재로 성장시키고자 2004년도 2학기부터 시행한 제도다.

서울 소재 대학 10곳을 조사한 결과 성적 장학금 규정에 별도로 의무 봉사시간이 정해진 곳은 없었다. 이처럼 타 대학과 다른 본교의 이례적인 성적 장학금 규정에 대해 숙명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에서는 지난 21일(수)부터 22일(목)까지 숙명인 277명에게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61%의 학우들이 이와 같은 본교의 방침이 ‘취지는 좋으나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억지로 하기에 봉사 자체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 한다’가 6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10시간 채우기에 급급하고 시간이 빠듯하다(25%), ▲지인을 통해 거짓 봉사 실적을 만드는 등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10%)가 그 뒤를 이었다.

  규정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45%의 학우들이 ‘현 방침에 만족 한다’고 답했다. 이보다 조금 높은 비율인 52%의 학우들은 타 대학과 같이 성적 장학금은 성적에만 규정조건을 두기를 희망했다. 김다희(정보방송 10) 학우는 “본교에 ‘섬김 봉사 장학금’이라는 장학금이 따로 있으니 앞으로 성적 장학금에 의무 봉사를 제외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의무봉사시간은 2004년도에시행 당시 15시간이었지만 2009년부터 10시간으로 축소돼 현재까지 그 시간이 유지 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 결과 다수의 학우들이 여전히 10시간의 봉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10시간이 ‘적당하다’고 답한 35%의 학우를 제외한 61%는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은 ‘학과 공부와 병행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의무 봉사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4%로 현저히 낮았는데 이에 응답한 이지연(정보방송 10) 학우는 “10시간쯤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다”며 “따로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의무로나마 하게 되어 좋은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277명 중 성적 우수 장학금의 ‘대상자’가 되어본 적이 있는학우는 201명이었다. 이들 중 의무봉사 시간을 채우지 않아 장학금 수혜를 받지 못한 학우는 10%였다. 이들이 봉사 시간을 채우지 않은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6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10시간의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19%), ▲하기 싫어서(14%)의 이유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의무 봉사 10시간’에 대한 숙명인의 생각은 대체로 ‘취지는 좋으나 실천하기 어렵다’였다. 좋은 취지로 시행된 제도인 만큼 그 효과를 제대로 살리려면 학우들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더 나은 방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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