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정책이란 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정책이다. 3불정책 폐지론의 주장은 편향적이고 이면을 바라보지 못하는 오류가 있다.


첫 번째, 등록금 인상으로 대변되는 학교 재정의 문제는 학교의 수입이 없기 때문이 아닌 교육 외 투자에 혈안이 된 교육 정책에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기여입학제가 장학금을 확충하고 교육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기여입학제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며 다수의 돈 많은 기여입학자와 소수의 장학금 입학자라는 교육 양극화를 불러 올 수 있다.

 
두 번째, 교육이 하향 평준화 되고 대학 교육의 질이 낮아진 것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라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며 시험의 ‘당락’에 목을 매게 하는 교육 과정의 문제다. 그러므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의 부활이 하향 평준화되고 황폐화된 대학 교육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또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의 부활은 더욱 과열된 입시 경쟁을 불러 올 수 있다.


3불정책을 폐지하자고 주장하기 전에,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의 생산을 위해 어떠한 교육이 필요한지 공공성의 측면에서 짚어봐야 한다. ‘돈’에 좌지우지돼 싸울 것이 아니라, 백년대계의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폐지돼야 할 것은 3불정책이 아니라 교육 이외 사안에 대한 투자 집중으로 발현되는 등록금 인상과 부실한 교육 과정으로 축소되고 있는 공교육이다.


‘교육’을 받기위해 등록금에 허덕이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는 들은 체 만 체 버텨오던 사립학교들이 3불정책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국회의원 12명이 등록금 상한제 입법을 발의하면서 3불 논란보다 과중한 등록금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사적 이익이 아닌 공공성의 측면에서 과연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우리 미래의 ‘삶’을 결정하는 보장받아야 할 권리이다.

이혜진(인문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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