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내는 학생회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매년 초 등록금과 함께 납부하는 학생회비와 1학년 때 개인적으로 납부하는 학생회비가 그것이다. 앞의 학생회비는 총학생회에서 사용하는 학생회비이고, 뒤의 학생회비는 각 전공 활동에 사용하는 전공 학생회비이다. 이 중 전공 학생회비는 학생회의 재량에 따라 운영 방법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야기되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이에 숙대신보 취재부에서는 전공 학생회비 운영의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금까지의 관행에 따르면 전공 학생회비는 1학년 초 각 전공 학생회에서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학우들이 개별적으로 납부해 왔다. 각 전공마다 액수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십만 원 정도의 금액을 납부한다. 이렇게 모아진 학생회비는 각 전공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다. 고학년이 된 후에도 전공 MT나 시험기간 간식 배부 등에 별도로 돈을 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이유는 1학년 때 이미 납부한 학생회비 덕분이다. 이렇게 유지되는 학생회비 제도에 대해 학우들은 몇 가지 문제점을 제기한다.

내지 않으려는 신입생vs받아야 하는 학생회

우선 학우들의 불만은 학생회비 납부를 강요받는다는 점이다. 국어국문학ㆍ법학ㆍ교육학 등 몇몇 전공의 학생회에서는 사물함을 우선 배정하는 조건으로 학생회비 납부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공의 경우 강요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문대학 A전공은 학생회비를 내는 사람에게만 학생증을 배부하고 있고, 심지어 생활과학대학 B전공의 경우에는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실명 대자보를 붙인다는 문자를 발송한다. 물론 학생회비는 전공 소속의 학생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이지만 그 ‘방식’에 있어 문제점이 드러난다.

반면 학생회비를 걷어야 하는 시기에는 전공 학생회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려는 일부 신입생들 때문이다. 실제로 ‘아는 언니’에게서 ‘학생회비 내는 사람은 바보다.’라는 말을 전해 듣고서 납부를 주저하는 신입생들도 있다. 때문에 전공 학생회에서는 학생회비를 걷기 위해 ‘협박 아닌 협박’을 동원하게 된다고 항변한다. 영어영문학 전공 신하영(영어영문 05) 학회장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을 먹은 학우들 때문에 학생회비가 원활하게 걷히지 않아 계획한 활동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용 내역 공개해 주세요”

학우들이 학생회비 납부에 비협조적인 것에는 일정 부분 전공 학생회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학생회비를 낸 학우들이 느끼는 혜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K 학우는 “학생회가 정확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그 돈 다 어디에 썼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의 확인 결과에 따르면, 우리 학교 학부 전체 41개 전공 중 7개 전공을 제외한 34개 전공 학생회에서는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사용 내역을 공개한다고 밝힌 34개 전공은 개강ㆍ종강 총회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경제학 전공 백슬기(경제 05) 학회장은 “매학기 말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결산한 후 그 내용을 인쇄해 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7개 전공 중 5개 전공에서도 공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아동복지전공 송미진(가정아동복지 05) 학회장은 “전공 학생회 회의 때에만 공개적으로 결산 내역을 밝힌다. 그러나 학우들이 원한다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2개 전공의 전공 학생회는 “사용 내역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사회과학대학 C전공에서는 큰 지출이 아닐 경우에는 지출 내역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다수의 전공 학생회가 학우들이 사용 내역을 알 수 있도록 지출 내역을 정확히 공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학우들이 자신이 낸 학생회비의 쓰임에 의구심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전공 학생회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공개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게 알리는 것 또한 학생회의 의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조금의 관심만 가진다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임에도 찾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학생회비 부정사용’에 대한 의혹만 제기한 학우들 역시 반성해야 한다. 학우들 한 명 한 명은 전공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속한 전공 학생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자신이 납부한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학생회비를 포함해 원활한 전공 학생회 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관심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학생회 측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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