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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예술을 외치던 현대미술의 아버지
남궁가람 기자  |  smpnkgr75@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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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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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서거 40주기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 1887~1968)

“이것도 미술 작품이야?” 미술관에 가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기이하고 추상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작품들을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 예술로써 승화시킨 이는 바로 현대미술의 아버지, 마르셀 뒤샹이었다.


   
 
   

그림①

프랑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마르셀 뒤샹은 당시 수많은 시조와 이즘이 난무하던 미술사에서 청년 화가 시절을 보냈다. 따라서 그의 초기작들은 인상주의, 야수파 등 여러 화파의 그림을 거쳤기 때문에 통일되지 못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뒤섞인 양식들로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는 마침내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그림①)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그만의 화풍을 확립할 수 있었다. 당시 프랑스 입체파 전시회에 출품했던 이 작품은 아무렇게나 놓인 널빤지처럼 보이지만, 뒤샹은 이 그림으로 운동의 정지 상태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입체파 화가들에 의해 정숙하지 못하고 우스꽝스럽다는 평을 받고 전시를 거절당하게 돼, 그가 평범한 화가로서의 삶을 그만두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다. 화가 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당시 유럽의 모더니즘을 소개하는 전시회에 이 작품을 전시했고, 이 그림은 매우 격렬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림②


뒤샹은 전시회를 통해 뉴욕에서 주목받는 예술가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아예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본거지를 옮겨 예술가로서의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갔다. 그는 평생토록 기존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반 예술주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 중 20세기 현대미술에서 가장 많은 호평과 혹평을 받은 작품으로 꼽히는 《샘》(그림②)은 그의 반 예술적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남성용 소변기에 변기제조업자인 리처드 머트의 이름을 새겨 ‘샘’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한 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는 기존에 변기가 갖고 있었던 실용적 의미를 없애고 예술작품으로써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아름다운 스케치와 채색으로 창조된 미술품뿐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존 예술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와 같이 전통미학에 도전하는 뒤샹의 반 예술 운동은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비켜갈 수 없었다. 《L.H.O.O.Q》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의 모조품에 콧수염을 그려 넣은 작품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하는 모나리자를 모독하며 기존 예술의 미적기준을 비판하고자 했다. 그가 붙인 ‘L.H.O.O.Q’라는 제목은 아무 의미 없는 알파벳들의 나열로 보이지만 불어로 발음했을 때 엘라쇼오뀌(Elle a Chaud au Cul)로 ‘그 여자는 뜨거운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라는 뜻이 된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당시의 위선적이었던 사회와 예술을 조롱하고자 했다.


뒤샹은 뉴욕에서의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홀연히 미술계를 떠난 뒤 체스에만 전념했다.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체스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미술작품을 도왔던 것 외에는 죽는 날까지 예술 활동을 거의 중단한 채 81세의 나이로 조용히 삶을 마감했다.
뒤샹은 현대미술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예술가였던 동시에 평생 예술에 대한 조롱을 일삼았던 반 예술 운동가이기도 했다. 이처럼 예술가 아닌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그는 기존 예술의 개념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시켰고, 현대인들에게 있어 마르셀 뒤샹이라는 인물을 20세기의 가장 ‘특별한’ 예술가로서 기억되게 했다.


남궁가람 기자 smpnkgr75@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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