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61호에 ‘기숙사 명재관 개관’ 기사를 썼다. 취재를 하며 으리으리한 건물과 시설들을 보고 기자는 입사 등록 전부터 학우들로부터 문제제기 됐던 '비싼 기숙사비'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가장 좋은 것들로만 구입했다는 시설들을 보며 기자는 감탄을 하는 한 편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기숙사비가 비싸서 입사신청 하지 못했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 전 까지 기숙사는 공사 중이었기에 지방출신 학우들은 하숙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또, 부르는 게 값인 하숙집 방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숙집과 계약하기도 했다.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와 하숙생활을 하던 학우들은 새로 개관하는 기숙사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기숙사비는 많은 학우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새로이 개관하는 것이니 만큼 학생들을 위해서 좋은 물건들로만 썼다는 학교 측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최신식 시설 때문에 비싼 기숙사’가 과연 학생들을 위한 것일지는 의문이다. 명색이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인데 기숙사비가 그렇게 비싸야 했을까.


비단 돈에 치이는 대학생의 현실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높은 등록금에 몸살을 앓으며 학업을 중단하고 아르바이트 전선으로 뛰어드는 것이 현실 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만으로도 힘든 학생들에게, 타 학교와 비교했을 때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40만원까지 차이나는 기숙사비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럽의 대학들은 기숙사를 여러 동으로 지어 가격대 별로 학생들을 받고 있다고 한다. 기숙사는 들어가야 되나 기숙사비가 비싸서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우리 학교에 적용이 불가능하겠지만 앞으로 학교 캠퍼스를 늘릴 경우 고려해볼만한 방법이다.


현재 지방출신인 기자 역시 기숙사에 들어와 있다. 일전에 살던 고시텔에서의 딱딱한 나무 의자가 아닌 푹신한 의자에 앉아 기사를 쓰고 있으니 몸만큼은 편하다. 그러나 '난 기숙사비가 비싸서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아'라는 친구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마음은 편치 않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