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106기 수습기자로 본지에 들어온 지 두 번째 학기를 맞이했다. 그사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마감날 밤을 새워가며 글을 다듬었던 동료 기자들은 하나둘씩 떠나갔고 필자에겐 ‘차장기자’란 직책이 주어졌다. 차근차근 배워가면 된단 생각에 본지에 지원했다. 하지만 계속 생겨나는 실수와 필자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때면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단 생각이 절실했다. 그럼에도 본지를 떠나지 못한 이유는 남아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빽빽한 발간 일정 속에서도 좋은 신문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 기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곤 한다.

본지를 지원한 덴 학창 시절부터 갖고 있던 기자의 꿈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TV 속 뉴스 기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이 사실 역시 본지에 들어오고 기자 업무를 해보며 깨달았다. 필자의 첫 기사는 ‘교내 배리어프리’ 기사였다. 학우와의 인터뷰에서 배리어프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기사 퇴고 과정에서 많은 내용이 사라졌다. 퇴고가 끝난 기사엔 인터뷰 내용 중 한 줄만 남았다. 당시의 아쉬움과 인터뷰이에 대한 미안함을 아직 잊을 수 없다.

기사 작성 과정에선 문장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글을 보는 독자의 이해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기사 전체의 주제와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인터뷰이가 들어가길 원했던 내용이라도 통째로 들어낼 수밖에 없다.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자를 꿈꿨다. 그러나 마주한 현실에선 생각보다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

얼마 전엔 처음으로 2024년 1학기 발간을 준비하기 위한 방중 세미나에 참석했다. 독서 세미나의 일환으로 저널리즘 책을 읽었다. 기성 언론사에서 기자 생활을 해본 건 아니지만 저자의 경험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매주 기사 아이템을 발제하고 인터뷰 요청 메일을 드리는 것만으로 이미 진이 다 빠진다. 여기에 더해 한 편의 기사까지 완성하려면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학업과 병행하면서 회의감도 들었다. 기자 사명을 지키기 참으로 어렵단 생각이 든다.

본지 경험을 통해 필자의 성향과 기자는 맞지 않는단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공적 업무를 처리하고 사람을 대하는 데서 노련함이 생겼다. 무슨 일이든 일단 도전하면 분명 얻어가는 게 있다. 힘들고 지칠 때가 있지만 본지 기자는 누구나 해볼 순 없는 경험이기에 이번 학기도 묵묵히 걸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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