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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학과지성사)
(사진제공=문학과지성사)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는 프랑스어로 맞춤형 고급 의류를 의미한다. 본교 동문 시인 이지아는 강렬한 색채 대비를 지닌 시어를 활용한다. 시집을 펼친 순간의 첫인상은 난해하지만 시인의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디디면 이내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마치 독자를 위한 ‘맞춤형 시’란 생각이 든다. 

시인의 작품은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한 예술처럼 보인다. 시 속에서 화자와 타인은 짐승이 되기도, 물건이 되기도, 곤충이 되기도 한다. 당연해 보였던 일상이 서로 맞부딪히고 깨진다. 조각난 파편엔 독자의 삶이 투영되기도 한다. ‘먼 풍경을 보면 내 등이 혼자 울고 있는 것 같아’ 시인의 반짝이는 언어는 독자의 등을 가만히 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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