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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민음사)
(사진출처=민음사)

과외 교사인 주인공 경진은 수업 중 학생 해미의 고민을 무시했다. 이후 해미의 가출에 경진은 불편한 마음으로 예정된 휴가를 떠난다. 그는 사흘간의 휴가 동안 만난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내밀한 사연을 듣게 된다. 소통과 공감에 소극적이던 경진은 듣는 사람으로서 휴가를 보낸 후 점차 다정한 청자로 거듭난다.

말하고 쓰는 사람은 반드시 듣고 읽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남들이 듣지 않는 이야기를 듣고자 할 때 좋은 화자가 될 수 있다. 더 많이, 더 깊이 듣는 본지가 되자. ‘사라졌던 사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에 앞서 무엇이 잊히지 않는 기억이 되어 이 아이를 괴롭히고 있을까. 경진은 섣불리 짐작하는 것을 멈추고 눈물이 맺힌 해미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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