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사진관]

학교 언덕을 오를 때마다 보이는 의자다. 의자가 자리한 곳의 어둠은 언뜻 보면 안락해 보인다. 주홍 의자도 매번 그와 같은 안락함을 선물했다. 이 자리를 빌려 앉은 추억이 모여 어느새 지금에 이르렀다. 과거 생각에 잠겨 카메라를 들자 쌉쌀한 가을바람에 밤이 밀려온다. 사진을 찍고 보니 너머의 빛이 선명하다. 어둠과 선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린 안락한 자리에서 일어나 너머의 버드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한국어문 19 성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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