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덕성여대 설립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차미리사 선생은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란 격언을 남겼다. 필자는 이 격언을 평생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격언을 처음 접했던 청소년기보다 20대 초반이 된 지금 더 깊게 와닿는다. 필자가 이를 어떻게 마음에 새겨 나가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 늘 필자는 많은 과오와 실수를 저지른다. 이 경험에서 늘 반성하고 회개하며 깨달음을 얻었다. 성공은 실패에 묻혀 마음속에서 빛나지 못했다. 그러나 실패로 깨달은 것은 필자를 이루는 가장 단단한 부분이 됐다. 스스로 깨달아 아는 것과 타인이 기술한 앎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필자가 스스로 깨달은 것은 자신만의 진리와 신념이 된다. 마음을 쏟다 보면 전구에 불이 들어오듯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찾아온다. 서두름은 일을 그르칠 뿐이다. 모든 일들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진실함은 통한다. 완전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냉소가 아닌 진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의 말보단 스스로 세상이란 알을 깨며 깨달아야 한다.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삶의 행위자는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해치지 않고 잘 가꿔 최선의 ‘내’가 되는 것이 삶의 행위자로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남들보다 뒤처진단 생각이 들거나 타인의 삶에 비해 자신 삶이 한없이 미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필자는 일종의 ‘마음 챙김’을 시도한다.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뱉으며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한다. 필자는 머리 속 어지러운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생명체로서의 존재 자체를 느끼려고 한다. 이로써 그 찰나를 살아가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낀다.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살아라’는 필자가 가장 자주 생각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지금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는가?’ ‘지금 이 생각이 ‘내 생각’이 맞는가?’라고 항상 스스로 묻는다.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우린 자신의 생각대로 살고 있는지 늘 반문해야 한다. 알고리즘 추천과 디지털 마케팅으로 연결된 현대 사회는 개인의 깊은 생각을 바라지 않는다. 언론부터 SNS 알고리즘, 유튜브, 바이럴 광고, 인터넷 커뮤니티, TV 프로그램, 인플루언서까지.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그들이 유도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만을 바란다. 그들은 대중이 자신만의 단단한 내적 세계를 갖추길 바라지 않는다. ‘밈(Meme)’은 개인의 정교한 언어 표현을 대체한다. ‘추구미’의 유행은 현대인들이 각자의 주체성을 잃고 흉내 내기에 그치게 만든다. 

우린 보이는 것과 보는 것을 구분하며 능동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권위자의 목소리와 시대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기보단 자신의 주관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끝없는 물음으로 진리를 탐구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1879년에 태어나 1955년에 생을 마감한 차미리사 선생의 격언은 우리에게 여전히 깨달음을 준다. 

지능형전자시스템 23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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