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숙대신보에서 활동할 당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우가 우리 신문을 읽게 할 수 있을까?’였다. 편집실에서 숱한 밤을 지새우고 있는 후배 기자들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기자들이 어떤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해 가고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신문을 펼쳤다.

제1433호 기사들은 전반적으로 소재의 시의성이 떨어졌다. 독자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새로운 소식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내보도면에 실린 8개 기사 중 7개가 발간 시점에서 이미 끝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또한 사안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쳐 관심을 갖고 끝까지 기사를 읽기 어려웠다. 여성면에서 다룬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발간 시점으로부터 한 달 전인 지난 8월에 끝난 행사다. 과학면과 사회면도 글의 첫머리에 발간 시점으로부터 한참 지난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시선을 끌어당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사례에 대한 설명도 불충분했다. 사회면 기사 전문에 지난해 10월 발생한 산재 사건을 언급했으나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독자와 비슷한 20대 여성이었다는 설명은 빠져있다. 기사의 당위성은 물론이고 독자의 흥미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기사의 구성 방식이나 완성도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여성면은 독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구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자가 영화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적은 ‘제25회 영화제 현장 리포트’ 문단을 초반부로 옮겨 재구성했다면 관심을 유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예 영화제 르포 형식으로 기사 전체를 꾸몄어도 좋았겠다. 이미 끝난 행사를 설명하는데도 문장에서 현재 시제를 사용한 사소한 오류도 눈에 걸렸다. 과학면엔 생소한 용어가 많기 때문에 특히 구성에 유의해야 한다. 각각 어떤 부품이 어떤 기구 안에 있는지 구성이 미흡해 글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았다. 사회면에서 산재의 원인을 하도급 체제라고 단정한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하도급 자체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용 절감 경쟁이 과열돼 안전 관리가 소홀해지고, 해당 문제가 산업재해를 야기한다는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히 서술했다면 설득력이 배가 됐을 것이다. 불법 하도급이나 불공정 하도급이란 용어를 사용했어도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본문 말미에서 ‘투쟁’과 같은 단어보단 사안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담백하게 서술했다면 객관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으리라 본다.

학우들이 교정 곳곳에 놓인 신문을 집어 들지, 말지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초다. 숙대신보가 그 1초의 순간을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필자는 한 발짝 뒤에서 늘 응원하고 지지하겠다.

독자위원 권지은 퇴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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