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10월 7일(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Hamas)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무차별적 보복을 이어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격 당시 인질을 잡아 납치하고 어린이를 학살하는 등 비인도적 행위를 자행했다. 현재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발발 1개월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며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인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전기도, 식량도, 의료품도 공급되지 않는 곳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무참히 고립됐다.

모든 지원이 끊긴 가자지구에선 참혹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2일(목) 가자지구 보건부는 부상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병원 35곳 중 16곳이 파괴되거나 연료가 부족해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아 마취제 없이 두개골을 수술하거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전기가 끊겨 시체를 보관하던 냉장고도 전원을 종료했다. 신생아를 위한 인큐베이터조차도 가동할 수 없다. 현장 의료 구호 단체는 다수의 부상자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알렸다. 또한 고갈된 의료품이 공급되지 않아 폭격이 발생해도 부상자를 치료할 수 없는 현실을 우려했다. 

무고한 어린이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쟁은 접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 기구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희생된 이들 중 40%가 어린이다. 이어 유니세프는 1일(수) 기준 어린이 사상자도 6000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20만 인구 중 47.3%(104만 600명)가 18세 이하인 가자지구의 특성을 이용한 이스라엘의 공격 전략으로 보인다.

이 전쟁의 목표는 어린아이들의 죽음인가. 안전한 주거지에서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무차별한 폭력과 위협에 노출돼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가 간 대립으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은 인도주의적 관점에 어긋난다. 더 이상 재앙 속에서 신음하는 전쟁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 사회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침묵은 전쟁과 폭력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평화를 위한 움직임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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