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원했던 삶이다. 바쁘게 살고 싶었다. 필자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 학보사 기자는 북적이는 현장 한 가운데서 여러 학우와 소통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뒤섞이며 개인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를 기대하며 본지에서 활동한 지 벌써 한 학기 하고도 반이 지났다.

필자는 핏덩이였다. 문서 작업부터 메일과 전화 연락이며 인터뷰까지. 유능한 선배 기자님들 아래서 단기간에 많은 능력을 쌓아 갔다.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막 태어난 송아지가 네 다리로 걷는 모양새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일에 확신보단 부담과 의심이 앞섰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가. 혹시 실수하고 있진 않을까. 본지는 발간을 위해 매주 바쁘게 돌아간다. 필자의 일상이 학보사 업무란 거푸집 모양대로 맞춰져야 한단 사실이 버겁기도 했다. 기사란 틀에 갇혀 주객이 전도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No pain, no gain’이란 흔한 어구처럼, 고통 없이 얻어지는 건 없지 않겠는가. 지치는 순간도 많았지만 필자는 다시 일어섰다. 잘해야 한단 부담과 업무 압박으로 힘들 땐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도 배웠다. 마인드를 바꾸고 나니 기사의 주인이 돼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필자를 마주했다. 아마추어 기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걸까. 어느새 활동에 적응했단 생각이 들었다. 경험이 늘어나는 만큼 업무가 손에 익어갔다. 신기했다. 기사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전개해야 할지, 문장을 어떻게 풀어쓰면 좋을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경험이 자연스레 능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기사에 대한 감과 확신도 조금씩 생기는 듯하다.

아직은 전문 기자의 행색을 갖췄다기엔 부끄럽다. 백지상태에서 밑그림을 그려 성장하는 과정이다. 부족한 실력에도 칭찬을 듣거나 인터뷰이께 감사하단 연락을 받을 때도 있었다. 이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보사 생활만큼 대단한 경험을 할 기회가 있을까. 선수가 경기에서 크게 활약하기 위해선 부단한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더 큰 도약을 위해 고단함마저 즐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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