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중 배가 살살 아픈 느낌을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윗배에서 누군가 쥐어짜는 듯한 고통은 허리와 허벅지까지 전파되기도 한다. 다수의 본교 학우 또한 월경통을 겪었다. 본지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통증을 경험한 학우 중 17.6%(27명)가 ‘매우 강한 통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강한 통증을 경험한 학우는 57.5%(88명), 보통의 통증을 겪는 학우는 20.3%(31명)로 통증의 세기는 각자 달랐다. 여성에게 매달 찾아오는 불청객 ‘월경통’에 대해 알아보자. 


달마다 찾아오는 군손님

▲본교 학우 157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0일(일)~27일(일) ‘월경통’에 관한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다. 표는 ‘월경통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다.
▲본교 학우 157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0일(일)~27일(일) ‘월경통’에 관한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다. 표는 ‘월경통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다.

월경통은 월경과 함께 나타나는 주기적인 통증이다. 월경을 하는 여성의 대다수가 경험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22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 결과’에선 성인 여성의 약 77%가 월경통을 겪는다고 답했다. 본지는 월경통에 대한 학우의 경험을 알아보고자 지난 8월 20일(일)~27일(일) 학우 15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신뢰수준 95%, 오차범위 7.7%p). 설문 결과 97.5%(153명)의 학우들이 ‘월경통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월경통은 일차성 월경통과 이차성 월경통 두 가지로 구분한다. 일차성 월경통은 골반에 문제가 없음에도 통증이 생긴다. 증상은 월경 시작 직전이나 직후 2~3일간 지속되며 소염진통제나 호르몬제 복용으로 완화할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구체적인 원인으론 ▶자궁내막증 ▶난관염 ▶골반염 ▶자궁선근증 ▶자궁 근종 ▶난소 낭종 ▶골반 울혈 ▶자궁 기혈 ▶자궁경부 협착 등의 자궁 질환이나 자궁 내 장치가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월경 시작 1~2주 전부터 발생해 끝난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일차성 월경통과 이차성 월경통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월경케어브랜드 해피문데이가 2020년 여성 11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중복 선택)에서 ‘내 월경통 양상은’이란 질문에 ‘움켜쥔 듯 쥐어짜는 통증’이라 답한 여성이 68%(769명)로 가장 많았다. ‘둔하게 욱신거리거나 뻐근한 통증’이 53.9%(610명), ‘뾰족하게 콕콕 찌르는 통증’이 25.3%(286명), ‘날카롭게 찢어지는 통증’이 18.4%(208명)로 그 뒤를 이었다. 움켜쥔 듯 쥐어짜는 통증은 일차성 월경통의 특징이다. 이 고통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든다. 이차성 월경통은 질환에 따라 느껴지는 통증이 제각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이 사라지는 일차성 월경통과 달리 월경이 시작되고 더 심한 경련성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해당 증상이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실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궁, 왜 이렇게 아플까
월경통 발생 요인 중 하나는 호르몬이다. 통증 유발 호르몬 중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는 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다. 해당 물질은 월경 기간에 분비량이 증가해 자궁 속 불필요해진 점막을 혈액과 함께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때 자궁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켜 통증을 유발한다. 프로스타글란딘과 함께 생성되는 류코트리엔(Leukotriene) 또한 월경통을 일으킨다. 류코트리엔이 염증 작용과 함께 자궁 평활근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월경 기간 중 자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도 월경통의 원인이 되는 호르몬이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바소프레신은 자궁을 수축시키고 자궁 동맥을 비좁게 만든다. 해당 물질은 자궁 내막을 괴사시키기도 한다.

자궁 내 질환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이 그 예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은 하복부와 골반에 쑤시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난다.  자궁근종도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자궁근종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1만 1907명에서 2021년 1만 8489명으로 약 55.4% 증가했다. 자궁근종에 의한 월경통은 하복부와 골반을 압박해 발생한다. 자궁 내 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월경 기간이 끝난 뒤에도 지속된다. 

건강하지 못한 자세와 식습관은 월경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하지 못한 자세로는 다리를 꼬거나 짝다리를 짚는 등의 골반 불균형을 일으키는 자세가 있다. 골반이 틀어지는 자세는 골반에 위치한 자궁을 압박해 월경통을 유발한다. 식습관 또한 월경통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Rutgers University) 세라 샌노(Serah Sannoh)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다량 섭취할 경우 월경통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엔 붉은 고기, 설탕, 소금, 커피 등이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나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육 감소, 불규칙한 수면 습관도 월경통을 일으킨다. 

▲효과적인 ‘월경통 완화법’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효과적인 ‘월경통 완화법’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아파도 이젠 괜찮아
숙명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월경통 완화법은 약물 복용이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94.8%(145명)의 학우가 통증 완화 방법으로 약물 복용을 선택했다. ‘약물 복용’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임유비(정치외교 19) 학우는 “가장 편하고 빠른 완화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진통제는 ▶소염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다. 소염진통제는 이지엔6프로, 부루펜 등이 속한 비스테로이드성 약물이다. 해당 진통제는 월경통의 원인이 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직접 막아주기 때문에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드는 효소를 억제한다. 또한 중추 신경계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통증을 완화한다. 해당 약물엔 타이레놀과 게보린이 있다. 

소염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보다 프로스타글란딘을 더 효율적으로 억제한다. 생성 효소를 막는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소염진통제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현고은 백향목약국 대표약사는 “소염진통제 성분 중 이부프로펜은 약효가 자궁으로 잘 전달돼 월경통 완화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진통제 복용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문서영(홍보광고 20) 학우는 “내성이 걱정돼 통증을 참기 힘든 정도가 아니면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월경통 진통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이기 때문에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현 약사는 “월경통 진통제를 복용해 내성이 생기거나 불임이 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진통제로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피임약을 처방받아 월경통을 완화할 수 있다. 경구 피임약으로 배란을 억제하면 자궁을 프로스타글란딘의 농도가 가장 낮은 월경 초기 증식기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궁 내부에 피임기구를 이식하는 ‘미레나’ 시술로 월경통을 막을 수 있다. 미레나는 자궁 경부의 점액을 끈끈하게 하고 자궁 내막을 위축시켜 배란을 막아 월경통을 감소시킨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만드는 온찜질이나 반신욕 등 비약물 치료도 하나의 통증 완화법이다. 2018년 진행된 꽃마을한방병원 연구에 따르면 핫팩, 적외선 등 어느 한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온열 치료는 복부의 긴장을 풀어 경련성 통증을 줄인다. 오윤정(홍보광고 21) 학우는 “월경 기간에 주로 온찜질로 통증을 이겨낸다”고 말했다.  


여성은 완경 전까지 늘 월경통과 함께한다. 월경통이 발생했을 땐 고통을 참기보단 자신에게 맞는 통증 완화법을 찾아야 한다. 여러 방법을 시도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에 방문해 자궁 건강을 확인하길 바란다. 적절한 완화법으로 슬기롭고 지혜롭게 월경통을 극복하자.

참고 문헌
문신용. (1995). 월경통, 원인인자와 평가. 대한산부인과학회, 75권, 18-20.
박진훈. (2022). Analysis of Healthcare Utilization for Primary Dysmenorrhea in Korea: A Retrospective, Cross-Sectional Study. International Journal of Women's Health, Vol Volume 14, 1015-1027.
송은솔. (2023), 한국 여성의 월경·폐경 관리: 2022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 결과. Public Health Weekly Report v.16 no.25. 783-800.
이다용. (2020). 일차성 생리통의 특성 및 약물적 치료. 대한의사협회지, 63, 17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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