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 여성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운동이 있다. 바로 필라테스(Pilates)다. 필라테스는 각종 도구를 활용하거나 맨몸으로 신체 유연성과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말한다. 본지는 필라테스 전문가로서 많은 사람에게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전하고 있는 신지은(무용 12졸) 동문을 만났다. 지난 2011년부터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한 그는 강연 외에도 유튜브 채널 운영, 책 출간, 의류 브랜드 탑텐의 요가복 모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고 있다. 새로운 운동 강좌를 준비하느라 지난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던 신 동문. 그러나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고 목표를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선 활기가 넘쳤다.


필라테스, 인생의 나침반이 되다 
신지은(무용 12졸) 동문은 어린 시절부터 무용과 함께했다. 그는 8살 때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한국 무용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턴 본격적으로 입시를 시작하며 분야를 바꿔 현대 무용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본교 이과대학 무용과에 입학해 공부를 이어 나갔다. 그는 “대학에 들어와 동기들과 직접 안무를 짜면서 창작 발표회를 준비한 게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했다. 다른 무용수에 비해 키가 작아 고민하던 신 동문은 대학에 들어와 무용이 아닌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신 동문은 본교 재학시절 교양 요가 수업에서 ‘인생 운동’을 만났다. 수업에서 배운 필라테스와 요가는 이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른 아침에 열리는 수업이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몸이 깨어나는 것처럼 개운한 느낌이 들었어요”라며 “처음엔 학점을 채우려고 신청했지만 나중엔 전공보다 요가 수업을 기다릴 정도로 좋아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 동문은 특히 ‘필라테스 링’이란 소도구를 활용하는 동작에서 재미를 느꼈다. 그는 “수업을 들으며 필라테스가 저와 잘 맞는단 걸 처음 깨달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신 동문은 무용과 달리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필라테스에 점차 빠져들었다. 그는 필라테스를 통해 자기 삶과 몸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신 동문은 “무용은 일종의 예술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동작이 예쁘고 아름다워 보일지 타인과 경쟁해야 해요”라며 “하지만 필라테스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근력과 건강 상태에 집중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무용에서 필라테스로 전향하기로 결심한 그는 학교에 다니며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학교가 무용 외에도 다른 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자격증반을 연결해 주는 등 지원해 줬어요”라며 “학교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일찍 자격증을 딸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라면 어려운 운동도 즐겁게 
대학교 3학년이 된 신 동문은 학업을 병행하며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유아 발레에서 필라테스로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혔다. 신 동문은 “진로를 일찍 정해서 사회 활동을 빨리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릉, 부산, 마산, 속초, 제주도 등 불러주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갔다. 초보 강사로서 경험과 경력을 채우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을 다닌 덕에 성인 ‘신’과 ‘홍길동’을 합친 ‘신길동’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어린이집, 캠핑장, 필라테스 센터 등 강연하는 장소도 다양했어요”라며 “덕분에 나이와 직업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일이 녹록지만은 않았지만 강연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원동력을 얻었다. 그는 “제 몸의 반만 한 기구들을 들고 다니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라며 “세 시간 걸려 도착했는데 강연이 취소돼 다시 돌아간 적도 있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 동문은 부산 강연에서 10살 정도의 어린 수강생에게 손 편지를 받은 것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순수한 마음을 선물 받은 것 같아 정말 기뻤어요”라고 말했다.

신 동문은 7년간 강사 경력을 쌓은 끝에 필라테스 샵을 열었다. 서초구에 위치한 ‘로움 바디 스튜디오’는 그가 전국을 누비며 축적한 각종 노하우의 집합체다. 신 동문은 가게를 준비하며 교육과정, 수업 교구, 인테리어를 전부 직접 구상했다. 그는 “어떤 수업을 진행할지, 어떤 교구를 사용할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준비했어요”라며 “힘들긴 했지만 함께 운동하고 긍정적 이야기를 공유해 주는 수강생들 덕분에 초창기 어려운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가게 규모를 확장해 7명의 강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신지은(무용 12졸) 동문이 전신 스트레칭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비타민신지니 VitaminJINY‘)
▲ 신지은(무용 12졸) 동문이 전신 스트레칭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비타민신지니 VitaminJINY‘)

즐겁고 건강하게 운동한단 그의 철학은 유튜브 채널 ‘비타민신지니 VitaminJINY‘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2018년 만들어진 그의 채널에선 ‘앉아서 하는 팔뚝 살 운동’부터 ‘몸의 독소를 빼주는 전신 스트레칭’까지 다양한 종류의 ‘홈트’를 만날 수 있다.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을 고안하고자 노력한다. 신 동문은 “초심자에겐 운동을 독려하고 이끌어 주는 사람이 필요해요”라며 “운동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땀 흘리는 재미를 알았으면 해서 유튜브를 만들었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109만 명의 구독자 ‘톡톡이’들과 소통하며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신 동문은 “제가 활동해 줘 감사하다며 눈물 흘리는 구독자를 만난 적 있어요”라며 “유튜브로 많은 사람과 좋은 에너지를 교류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강사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겸업하며 건강한 운동법을 널리 퍼뜨릴 예정이다. 신 동문은 “요즘 사람들이 어떤 운동을 원하는지 항상 생각해요”라며 “운동 전문가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 
신 동문은 겉모습에 집착하기보단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운동의 최종 목표는 체중 감량이 아닌 건강한 삶이다. 신 동문은 “여러 매체에서 올바르지 않은 다이어트 정보를 자극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요”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스트레스받지 않고 운동할 것을 당부한다. 신 동문은 “오로지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면 하기 싫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예요”라며 “운동이 자연스럽게 삶에 들어오도록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라고 설명했다. 그가 추천하는 운동은 ‘2주 챌린지’다. 그는 “운동을 중도 포기한 적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에요”라며 “영상을 따라 하며 1일 차부터 점점 강도를 높여나간다면 게임처럼 재밌게 운동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소개했다.

신 동문은 운동할 때, 그리고 인생을 살 때 나만의 소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과 삶 모두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단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단 것이다. 그의 신념은 보수적인 무용계에서 필라테스란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그는 “다른 사람이 소개하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하면 안 되듯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라며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보단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학부 시절 준비했던 발표회, 일찍이 시작한 강사 활동, 틈틈이 진행했던 소규모 프로젝트 등 크고 작은 경험이 모든 것이 지금의 신 동문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그의 좌우명은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도 말라’다. 신 동문은 “빨리 강사 활동을 시작해 힘든 점이 많았지만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라며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저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풍부한 경험을 해본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어요”며 “상황을 재거나 따지기보단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도전하는 걸 추천해요”라고 말했다.


신 동문은 필라테스를 ‘몸과 마음의 연결’로 정의한다. 그는 운동을 통해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신 동문은 “필라테스뿐 아니라 모든 운동은 나를 잡아주는 중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요”라며 “후배들이 운동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지키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오늘 하루 숨차게 움직여 본 적 있는가? 아직이라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부터 해보자. 아주 작은 동작이라도 상관없다. 내 안의 무기력을 내쫓고 변화를 이끄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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