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시민이 접하는 정보는 기껏해야 피상적인 기성품이다. 사건의 진상을 보다 깊이 통찰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볼 가능성은 거의 공급되지 않는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보도가 공정하지 않고 정보가 은폐되다 보면 독자들이 피상적인 사실 이면에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프롬이 기대하는 새로운 사회는 시민들에게 실제적인 문제에 관련한 지식을 주고, 가장 중요한 사실과 참된 정보가 전파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숙대신보가 언론으로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문제를 잘 다루고 있는지 질문한다.

제1425호는 현장취재와 심층보도로 학생기자들이 애쓴 면면이 보였다. ‘사설’을 가장 주목해서 읽는다. 숙대신보가 포착한 이슈가 무엇인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본다. 여론면 ‘여행숙케치’ ‘학생칼럼’ ‘이주의 문화’ ‘청파동 사진관’도 관심 있게 살핀다. 일반 학생들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지면이라 수업에서 만났던 학생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반가움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의 책갈피’도 유심히 본다. 기성 신문들이 책 코너를 둬 매주 신간을 소개하듯 숙명인들이 책을 선택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솔솔한 대화’도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작은 공론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한다. 학생들이 신문을 꼼꼼히 읽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을 ‘뒤적뒤적 퀴즈’도 흥미롭다. 다만 당첨자가 1명이라 로또복권 당첨 확률보다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독자의 일침’ 코너는 다른 글과 달리 독자위원만 명시돼 있어 아쉽다. 동명이인도 있기에 누가 쓴 글인지 필자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본정보를 포함하는 것이 좋겠다.

‘챗 지피티(Chat GPT)’시대엔 사실 확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꼼꼼한 검증과 확인을 거쳐 신뢰할 만한 보도를 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이자 책무다. 숙대신보가 디지털 시대에 더욱 책임감 있는 언론이 되려면 사실관계를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나아가 대학신문으로서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 진짜 문제를 파헤치며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일깨워야 한다. 교내외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도 용기 있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순치된 내용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예리하게 다듬어 대학이 더욱 대학답게 바로 서도록 일조해야 한다. 에리히 프롬은 “실천과 동떨어진 통찰은 아무 실효가 없다”고 하였다. 창간 68년의 역사를 가진 숙대신보가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한 성찰과 사유의 장으로서 존재감 있는 대학 언론이길 바란다. 이를 통해 숙명인의 현재와 숙명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주는 ‘실천하는 참언론’으로 성장해 가길 기대한다. 

독자위원 신희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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