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열리는 수업 강의실의 절반이 개별 냉난방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교 강의실은 대부분 중앙제어식 냉난방을 따르고 있어 학기 중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가동된다. 그러나 재직자전형 수업, 대학원 세미나, 미대 실습∙실기 과목 등 저녁 강의는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다가오는 여름, 학우들이 더위로 땀 흘리며 공부할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0일(금) 본지 취재 결과, 이번 학기 오후 8시 이후와 주말에 열리는 강의 67개 중 34개가 개별 냉난방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냉난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강의실은 별도 신청이 없는 한 정규 가동 시간 외엔 냉난방 지원이 어렵다. 포털로 장소 사용 신청이 가능한 곳을 기준으로 명신관은 총 71곳 중 15곳에만 개별 냉난방 시설이 있다. 순헌관은 총 24곳 중 3곳, 진리관은 총 22곳 중 3곳에만 개별 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다. 본교 시설관리센터 관계자는 “건축 시기에 따라 강의실마다 개별 냉난방 시설 여부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강사와 학우는 개별 냉난방 부재로 인한 피해를 겪었다. 명신관 524호에서 저녁 강의를 진행하는 정지영 소비자경제학과 초빙대우교수는 “냉난방이 일률적으로 조절되다 보니 지난 학기 수업 때 수강생들이 춥거나 더워했다”고 말했다. 재직자분반 수업을 듣는 신지원(문헌정보 21) 학우는 “수업을 듣다 추워서 옷을 껴입은 적이 있다”며 “낮에 수업을 듣는 학우들과 동일하게 쾌적한 냉난방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혜림(산업디자인 20) 학우는 “지난 학기 강의실에 라디에이터가 있었지만, 노후화로 잘 작동되지 않았다”며 “라디에이터로 난방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피해를 겪진 않았으나 올여름 냉방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대 건물  411호에서 저녁 강의를 진행하는 한정민 시각영상디자인과 겸임교수는 “아직은 봄이고 학기 초라 큰 불편을 겪진 않았다”면서도 “곧 여름이라 냉방 문제가 발생할 듯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혜영(글로벌서비스 석사과정) 학우는 “석사는 수업이 오후 10시 넘어 진행되는 경우가 꽤 있다”며 “학기 초라 불편은 못 느꼈지만, 여름 냉방이 원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기 초 강의실 배정 시 교강사에게 개별 냉난방 가능 시설에 관한 별도의 공지가 필요하다. 현재 본교는 2019년 본교 공식 커뮤니티 ‘스노위(SnoWe)’의 ‘여름방학 중앙냉방 단축 운영 안내’ 게시글을 제외하곤 별도의 개별 냉난방 시설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 미대 건물 407호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김연지 시각영상디자인과 초빙대우교수는 “개별 냉난방이 가능한 강의실을 따로 공지 받은 적은 없다”며 “자체적인 냉난방 조절이 안 되는 강의실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강민채(홍보광고 20) 학우는 “개별 냉난방이 안 되는 강의실이 어딘지 공지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겸임교수도 “여름과 겨울에도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냉난방 시설에 관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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