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현재 필자는 본지에서 편집디자이너 1기로 활동 중이다. 1기의 ‘1’이란 숫자는 모양새에서부터 이미 그 역할을 깨닫기 충분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지면과 90도의 각을 이루며 꼿꼿이 서 있는 숫자 1을 보면 1기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알 수 있다.

필자는 편집디자인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편집실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본지는 당장의 신문을 발간할 능숙한 편집디자이너를 필요로 했다. 필자는 미숙한 실력과 바쁜 발간 일정 탓에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사수와 같은 든든한 버팀목을 바라기도 했다. 지지대 없이 홀로 서있는 1의 모습과 대비되는, 1기 답지 못한 생각이었다.

또한 편집디자이너란 직책이 신설되다 보니 활동 내용을 규정하는 체계를 세워야 했다. 필자와 동료들은 그 틀을 잡기 위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사소한 것부터 새로 확립했다. 작업 방식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필자의 부족한 경험은 부실한 지침으로 이어졌다. 돌이켜 생각하면 1기로서 좀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토대를 마련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지금까지 총 12번의 발간을 본지와 함께했다. 적다고 말할 수 없는 횟수임에도 발간 작업은 여전히 쉽지 않다. 필자가 작업한 지면은 기사 내용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본지 SNS에 게시되는 카드뉴스도 본지만의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다. 90도로 굳건히 서 있는 1의 모습처럼 제 몫을 다 하고 싶지만 필자의 1기는 아직도 휘청거리고 흔들린다.

편집디자이너 1기로 입사한 게 마치 엊그제 일 같다. 그러나 남은 한 번의 발간을 마치면 2학기 차 편집디자이너 활동도 끝이 난다. 앞으로 수료까진 다시 두 번의 학기가 남아있다. 수료까지 절반 정도 온 지금, 필자의 1기를 그려본다. 그 모양새는 90도로 곧게 서 있는 온전한 1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1기는 동료 편집디자이너와 기자들의 도움으로 30도 정도 일어서있다. ‘30도짜리 1’인 셈이다. 남은 60도를 채워 번듯이 1기로서의 자격을 갖출 수 있을진 모르겠다. 그러나 8개월의 시간 동안 일궈낸 30도의 경험은 필자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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