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이 경기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제공=바즈인터내셔널)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이 경기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제공=바즈인터내셔널)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이 기업 대표로서 공식 행사에 참여한 모습이다.  (사진제공=바즈인터내셔널)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이 기업 대표로서 공식 행사에 참여한 모습이다.  (사진제공=바즈인터내셔널)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은 우리나라 골프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24년간 골프선수로 활약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높였다. 이제 ‘인생 2막’에 접어든 그는 감독, 해설위원, 사업가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을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기쁨’이라고 표현한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박 동문의 삶의 자세를 함께 살펴보자.


박세리 동문, 여자 골프 정상에 오르다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의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은 골프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땐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996년 19세의 나이로 프로 골프선수로 데뷔한 박 동문은 각종 ‘최초’의 수식어를 얻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제2의 누구가 아닌 나 자신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라고 선수 시절의 다짐을 말했다. 지난 1998년 그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그해에만 4승을 거두며 한국인 최초로 LPGA ‘올해의 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 2007년엔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최연소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당시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은 LPGA 투어 구성원으로 10년 이상 활동, 대회에서의 우승을 통한 27점 이상의 점수 획득이었다. 지난 1967년부터 지금까지 박 동문을 포함해 34명의 선수만이 이름을 올렸다. 박 동문은 미국 LPGA 투어에서의 25승과 KLPGA 투어 우승 등의 활약으로 지난 2012년 본교 총동문회가 선정한 ‘올해의 숙명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골프를 통해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렸다. 당시 한국에서 골프는 주목받는 종목이 아니었다. 그가 선수로 활동하던 1990년대에 골프는 재력가들이 즐기는 권력 과시의 운동이란 인식이 강했다. 전국 골프장 수도 약 40개에 불과했다. 박 동문은 “아무도 우리나라에서 골프란 종목으로 선수 생활을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라면서도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단 목표를 세웠죠”라고 말했다. 지난 1997년 박 동문은 각종 세계대회가 열리는 미국으로 진출했다. 당시 미국인에게 대한민국은 일본도 중국도 아닌 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생각됐을 정도로 생소했다. 그러나 그가 미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자 한국이란 이름이 전 세계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박 동문이 지난 1998년 여자 골프 5대 대회 중 하나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자 CNN, CBS, NBC 등 미국 방송사는 그를 ‘여자 골프계의 새 강자’라고 보도했다. 박 동문은 “저로 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 인정받게 돼 힘이 났어요”라고 말했다.

과거 외환위기 상황에서 박 동문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 됐다. 박 동문은 지난 1998년 치러진 ‘US 여자오픈(U.S. Women's Open)’ 경기에서 맨발 투혼을 발휘해 물에 빠진 공을 쳐 냈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는 선두와 1타 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안정적으로 벌타를 받고 준우승을 노리는 것과 위험을 감수하고 우승을 향해 도전하는 것 두 가지였다. 만약 공을 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준우승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 동문은 포기하지 않고 양말을 벗고 해저드(Hazard)로 들어가 골프채를 휘둘렀다. 그는 “해외에 거주하던 동포들이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만들어 줘 고맙다고 얘기해주셨죠”라며 당시의 뿌듯함을 드러냈다.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골프의 매력이다. 골프선수들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나간다. 다른 선수와 직접 경쟁하는 종목과 달리 골프는 오직 개인의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 날씨 등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 동문은 “골프는 정해진 답이 없어 끊임없이 새로운 답을 찾아 나서게 만들죠”라고 말했다. 


그의 두 번째 리그는 지금부터
박 동문은 지난 2016년 선수생활 은퇴 이후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그는 ‘2016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약 2000명의 관중과 동료의 응원을 받으며 은퇴했다. 그는 “골프에 대한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을 때 은퇴하기로 마음먹었어요”라며 “지난 2016년에 하고 싶은 걸 다 했단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정했죠”라고 얘기했다. 그는 본인을 ‘사회초년생’이라고 칭한다. 운동 말곤 해본 것이 없어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간한 박 동문의 자서전 1장은 ‘안녕하세요, 사회초년생 박세리입니다’란 말로 시작한다. 그는 은퇴 이후 감독, 해설위원, 사업가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해요”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그는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박 동문은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박 동문은 해당 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모습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동문은 감독으로 활동하며 선수들에게 섣부른 조언은 삼가고자 노력한다. 선수들만의 준비 방식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직접 선수들의 음식을 준비하거나 과도한 인터뷰 요청을 조절하며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는 넓은 시각으로 골프 경기를 해설한다. 지난 2017년부터 박 동문은 SBS Golf 채널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설위원은 경기를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경기를 중계할 땐 화면이 전환되기 전에 말을 끝맺는 요령도 필요하다. 그는 경기 중 현장을 이해하기 위해 답사를 통해 경기장의 상태를 미리 파악한다. 박 동문은 “출전 경험이 있어 다른 해설위원에 비해 선수의 상태를 잘 이해할 수 있어요”라며 “현역 시절엔 알 수 없었던 선수 개개인의 매력과 실력을 잘 전달할 수 있어 해설이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운동을 향한 박 동문의 애정은 그가 사업에 도전하는 발판이 됐다. 그는 지난 2019년 ‘바즈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박 동문은 바즈인터내셔널에서 경기 후원 및 주최, 교육 콘텐츠 제작, 아카데미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장차 사업가 박세리로서 대한민국의 스포츠 산업의 발전과 활성화에 힘쓰고 싶어요”라고 목표를 얘기했다. 그는 사업을 통해 모든 스포츠 선수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리치하게’ 도전하라 
그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를 통해 대중과 처음 만났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골프 분야 선생님으로 출연해 패널들을 제자로 삼고 지도했다. 그는 “팬들이 은퇴 후의 생활을 궁금해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나혼자산다’ ‘노는 언니’ ‘전지적 참견 시점’ 등에 출연하며 방송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솔직 담백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금) 유튜브(Youtube) 채널 ‘세리TV’를 개설해 또 다른 콘텐츠에 도전하고 있다.

대중이 지어준 ‘리치언니’란 별명엔 그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성격이 반영됐다. ‘한국 골프의 전설’ ‘영웅’ 등의 수식어를 가진 박 동문이지만 젊은 층에게 그는 ‘리치언니’로 통한다. 그는 부자를 의미하는 ‘리치’란 호칭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해당 단어를 ‘여유로움’으로 해석한 뒤 누구보다 그 별명을 좋아하게 됐다. 박 동문은 “제게 있어 ‘리치’란 마음에 여유를 갖고 삶을 대하는 가치관이에요”라며 “리치한 마음으로 상대와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한결 마음이 편해지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리치하게 살아보길 권한다. 박 동문은 자서전 제목인 ‘세리, 인생을 리치하게’에서도 해당 단어에 대한 그의 신념이 드러난다.

박 동문은 본교 학우들에게 ‘무한히 도전해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20대는 끝없이 갈등하고, 선택하고, 좌절하고, 기뻐하는 시기에요”라며 “세상에 나쁜 경험은 없단 말을 새기고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자연스레 생길 거예요”라고 얘기했다. 그는 두려워 않고 도전하다 보면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용기와 폭넓은 시각을 쟁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 동문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인생 선배로서 본교 학우들을 응원하겠단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세리 동문(정치행정 21졸)의 약진으로 우리나라는 골프 대중화 시대를 맞이했다. 이제 더 이상 골프는 부유층만의 취미가 아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564만명을 기록했다. 이제 박 동문은 골프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지난해 박세리 동문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세리머니 클럽’에선 출연진들이 골프 과제를 수행하며 기부금을 모아 취약계층에 전달하기도 했다. 박 동문은 골프의 대중화와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도전을 아끼지 않는 박 동문처럼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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