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본지는 오는 2023년부터 신문 발행 부수를 줄인다. 신문이 너무 많이 남는단 이유에서다. 지난 호수 신문을 수거하고 새로 가져다 놓는 매주 월요일, 필자는 본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여실히 깨닫는다. 비단 본지만 겪는 고통은 아니다. 타 학보사 기자와 고민을 나눌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무관심이다. 악성 댓글도 관심이라고 했던가. 악성 댓글도 격려 댓글도 달리지 않는 고요한 홈페이지를 볼 때마다 허전함을 느낀다. 타 대학 친구들 또한 자신의 학교에 학보사가 존재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알더라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단 대답이 주를 이뤘다.

학보사의 위기는 최근 일이 아니다. 지난 1998년 경향신문은 '세월무상' 흔들리는 '대학신문'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 인터넷 기사가 우선되며 종이 신문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학보사가 겪는 인력난·무관심·종이신문 소외 등의 문제는 기성 언론이 겪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필자는 그 결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학 학보는 독자층이 학내 구성원으로 매우 명확하다. 그렇다면 신문이 읽히지 않는 원인은 기자단에게 있을 확률이 높다. 뚜렷한 독자마저 포섭하지 못했단 증거기 때문이다.

대학 학보는 대학생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 작성된다. 교직원과 교수도 예상 독자 범주에 속하지만 그들이 먼저는 아니다. 본지 기자단은 학우가 궁금해할 만한 소재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마땅한 기삿감이 없으면 초고가 나와야 하는 목요일까지도 주제 선정에 골머리를 앓는다. 기사가 발행된 후엔 회의를 거쳐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정말 학우에게 필요한 정보였는지, 더 괜찮은 소재는 없었는지, 더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했는지 되돌아본다.

아무도 읽지 않는데 왜 쓰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 말에 필자는 ‘누군가 읽기 때문에 쓴다’고 답한다.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신문을 읽는다면 기자단은 발행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학보의 위기란 표현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남은 한 학기의 활동 기간 동안 ‘학우가 필요로 하는 학보’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펜을 든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