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쓸모에 대해 고민한다. 국어사전에 검색해보면 ‘쓸 만한 가치’ 혹은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이란 뜻이 나온다. 단어의 의미를 곱씹으며 필자가 본지에서 어떤 쓸모를 가지는지 생각했다. 의문이 남았다. 필자의 활동이 본지에 도움이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더불어 본지가 필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했다.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본지에 입사할 때 느꼈던 사명감은 흐릿해져 있었다.

벌써 본지에서의 활동도 두 학기를 지나고 있다. 그동안 필자는 문화부 정기자로 활동하며 여러 기사를 맡았다. 지난 기사를 떠올리며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신문의 한 면을 채울 글이란 생각에 한 자도 쓰지 못하고 모니터만 바라봤던 기억이 따라왔다. 

기사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머리론 내가 쓰는 문장들을 모아 매끄러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단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선 시야가 좁아졌다. 본지 활동 중 필자의 가장 뚜렷한 목표는 소위 '괜찮은' 기사를 쓰는 것이었지만 늘 어려웠다. 쓴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될까 두려웠다.

발간이 없었던 지난달에도 다음 발간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못했다. 미리 해야 한단 생각과 미루려는 마음이 공존했다. 두렵고 부담되는 일은 끝까지 미루는 고약한 버릇 탓이다. 결국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때 다음 기사를 써두면 좋겠지만 쉽지 않았다. 시간이 많을수록 삼천포로 빠졌다. 결국 발간 직전에 다다라서야 급하게 기사를 마무리했다. 겨우 발간을 마무리하고 나면 매번 완벽한 다음을 기약했다.

사소한 고민에 파묻혀 활동하다 보니 11월 발간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숱한 고민 끝에 앞으로 쓸모 있는 동료가 돼야겠단 결론도 내렸다. 날씨가 추워지니 수험생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엔 이보다 힘들 순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소소하게 즐거웠던 기억만 남았다. 본지에서의 기억도 그렇길 바란다. 이 분주하고 어려운 시간들이 자양분이 될 것이다. 여전히 고민과 의문에 사로잡혀있지만 일단은 더 나은 다음 발간을 향해 달릴 계획이다. 지금의 다짐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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