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창작물엔 창작자의 수고로움이 더없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창작물을 비판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숙대신보 제1416호가 더 많은 독자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면을 살펴봤다.

1면에 소개된 과학면의 지면 안내가 아쉽다. 기사가 담고 있는 내용을 ‘벗어날 수 없는 매력’이란 흔한 어구에 담아내 뚜렷한 의미가 드러나지 않는다. 지면 안내는 독자가 제일 처음 마주하는 얼굴이다. 독자의 흥미를 끌거나 글의 명확한 의도를 드러내야 한다.

1면을 채우고 있는 첫 기사 ‘교내 쓰레기 배출 문제 대두, 해결책 없나’ 제목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기사의 핵심은 독자인 학우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목에 ‘해결법 없나’란 부정적인 어조보단 행동하잔 의미가 담겼다면 좋았을 것이다. 기사 내용은 생동감이 넘친다. 교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인 만큼 많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한 점이 효과적이다. 문제 상황과 해결안 제시로 이어지는 전개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2면은 정보성 기사로 이뤄져 있다. 학우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아 좋다. 다만 제목과 내용이 다소 건조한 느낌이라 독자의 집중도가 낮아질 수 있다. 학우들의 애정과 관심이 어린 ‘눈송이’란 단어로 포문을 열고 있는 ‘눈송이가 위험해, 친환경 운동의 장을 열다’ 기사가 가장 먼저 나왔다면 시선을 한눈에 잡아끌 수 있을 것이다.

3면 ‘대학생, 대자보로 세상을 말하다’ 기사에선 대학생에게 익숙한 대자보를 다룬다. 제목이 직관적이며 디자인과 첨부된 사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내용도 대자보의 원형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각 주제가 적절한 분량으로 연결돼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대자보가 지난 7월 큰 역할을 했던 만큼 좀 더 일찍 기사로 다뤄 시의성을 충족했다면 좋았겠다.
여성면, 과학면, 사람면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주의를 환기하기에 충분한 기사로 구성됐다. 기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제공하려는 정보가 알맞게 버무려져 있다. 독자의 관점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기사들을 접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보람찼다.

모든 지면을 남김없이 읽고 나서야 비로소 크게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기삿거리를 논의하고 취재하며 기사로 써 내리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보냈을 기자들의 노력이 활자 사이사이에 가득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기사는 독자에게 읽혀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제1416호에선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숙대신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끊임없이 소리 내어 말하고 참여를 유도하며 읽히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숙대신보의 앞날을 기꺼이 응원한다.

 

독자위원 이도이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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