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린 ICT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하고든 인터넷으로 소통과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과 ‘디지털 기술 적용으로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린 약 30년 전 미래학자와 선각자들이 꿈꿔온 시대를 체감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되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만약 ICT기술이 초고도화된 미래에 인류가 존재하지 않거나 기술의 노예로 산다면 우린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을 내고 있는 것일까?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우린 지성인으로서 ICT기술이 만들어 놓은 외연을 거품인 양 걷어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만들어가고있는 인간 삶을 냉철하게 살펴 그 실상이 얼마나 참혹한지 깨달아야 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를 통해 접하게 되는 웹툰과 웹소설, 영상물은 실감 나는 재미와 많은 이익을 위해 잔혹하고 선정적인 장면을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취업 사기로 장기밀매의 대상이 된 선량한 청년들의 사례가 대만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보도되기도 한다. 순수하게나 호기심으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팅 어플에선 살인, 스토킹,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n번방 또는 L사건과 같은 온갖 범죄행각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우린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이 되는 개인정보가 누군가의 자산인 양 거래되는 현실에 살고 있다. 즉 우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이념화하고 목적화하기보다 인간을 수단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윤을 위해선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우리도 인공지능 로봇의 통제도 받을 수 있단 극단적 물질만능주의(배금주의)의 시대다.

우린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된단 일명 ‘나’뿐인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뿐인 사회는 ‘나쁜’ 사회를 만든다. 이제 지성인인 우리가 지금의 상황을 직시하고 외치며 행동을 보여줄 때다. 그 옛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받고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선배 인류가 해왔던 일을 우리가 행할 때다.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보며 홍익인간의 정신이 구현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갈무리 시기가 인간 중심의 기술 발달로 이어질 수 있게 지성인인 우리가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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