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자전거를 타고 가라. 그리고 너의 길을 가라(Get on the bike. You’re on your own)’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인 <허공에의 질주(Running On Empty)>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대사다. 영화의 주인공 ‘대니’는 지명수배자인 부모님 밑에서 주기적으로 신분을 바꾸며 살아간다. 혼란스러운 환경 속 대니는 남몰래 피아니스트의 꿈을 꾼다. 대니의 꿈을 인정하지 않던 아버지 ‘아서’는 영화 말미에 대니에게 위 말을 건넨다. 해당 대사를 통해 대니는 자유를 얻는다. 필자는 해당 장면을 보며 자전거에 다시 오른 대니가 꿈을 향해 나아갈 것임을 확신했다.

영화를 본 후 필자가 어떤 자전거에 타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대학 생활을 절반 가까이 마친 필자가 지금 나아가고 있는 길을 떠올렸다. 필자가 오른 자전거는 ‘숙대신보’다. 대니가 습관처럼 자전거에 오르듯 필자도 습관처럼 기자 생활을 수행하고 있다. 대니는 피아노와 자유란 분명한 목적을 가진 채 자전거에 오른다. 반면 필자는 힘든 발간 일정에 지칠 때면 목적지 없는 자전거에 오른 기분을 느낀다. 그럴 땐 자전거의 바퀴에 집중하고자 한다.

자전거의 바퀴는 앞바퀴와 뒷바퀴로 구성된다. 숙대신보란 자전거의 앞바퀴엔 코앞에 닥친 취재 일정으로 조급해진 마음이 있다. 뒷바퀴엔 기자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다. 각 바퀴의 크기가 적절해야 자전거가 굴러갈 수 있다. 이에 필자도 두 개의 바퀴를 잘 운용하고자 한다. 

초조해질 땐 공문이나 취재원의 정보를 작성하는 간단한 과정에서도 실수가 나온다. 앞바퀴가 커진 상태란 뜻이다. 반대로 뒷바퀴가 커졌을 땐 걱정만 앞서 업무 처리 속도가 늦어진다. 두 바퀴가 온전한 크기일 때 좋은 기사가 탄생한다. 일정에 쫓기지 않고 필자만의 속도를 찾아 업무에 임해야 한다. 적당한 긴장도 필요하다. 

작금의 필자는 목적지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숙대신보란 자전거를 타다 보면 생각지 못한 곳에 도착할 수 있다. 목적지는 질주를 끝낸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두 바퀴를 살피며 일단 목적지로 향하고자 한다. 수료한 뒤 필자가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진다. 지나온 길을 후회하진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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