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가 진행하는 ‘주간일기 챌린지’의 인기가 뜨겁다. 매주 일요일, 친구들의 블로그(Blog)엔 한 주를 정리한 일기가 올라온다. 인스타그램(Instagram) 비밀 계정도 활성화되고 있다. 작년부터 필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처음 보는 아이디의 팔로우(Follow) 신청이 심심찮게 들어왔다. 누군지 알기 어렵고 팔로워(Follower)도 몇 되지 않은 계정이었다. 알고 보니 친한 친구가 비밀 계정을 새로 만들어 자신의 팔로우를 수락해달라고 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왜 새로운 계정을 만들고 예전에 유행했던 플랫폼으로 돌아가 본인의 일상을 기록할까. 필자는 그 이유를 ‘피로감’에서 찾는다. 사람들은 멋있고 잘 사는 모습을 불특정 다수와 나눈다. 그 과정에서 타인과 비교하고 피로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도 그렇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던 과정이 덧없음을 깨닫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국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자신과 깊은 마음을 공유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다. 「명심보감」의 ‘교우편’엔 ‘상식만천하(相識滿天下) 지심능기인(知心能幾人)’ 이란 말이 나온다.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란 뜻이다.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쉽지 않다. 촘촘한 연락망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닿기 쉬운 요즘은 더욱 그렇다. 딱 한 번 만난 사람과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하고 친구를 맺는다. 그렇게 팔로워 수는 쉽게 늘어나 몇백 명이 된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정말 나의 친구인 것일까.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의 일상을 공유하기 위한 SNS 계정엔 솔직해지기 어렵다. 이 정도 거리의 사람들에게 솔직해져도 될지 고민한다. 그들이 나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고심하며 답답함을 느낀다. 점점 사람들은 블로그나 비밀 계정과 같은 개인적인 공간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곳에선 나의 솔직한 글을 담을 수 있다. 마음을 나눈 사람들과만 이야기를 공유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새롭게 이주한 공간엔 보다 솔직한 이야기들이 있다. 몇백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기존 계정엔 본인이 잘 나온 사진, 성공한 경험으로 가득하다. 이와 달리 몇 명에게만 알려준 블로그와 비밀 계정엔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과 하루하루 살아오던 과정이 있다. 사진로만 설명할 수 없는 구구절절한 글도 함께한다.

타인의 접근을 일부 차단하면서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알리는 모습은 다소 모순적이다. 이를 통해 우린 마음을 아는 사람들을 찾고 싶어한단 것을 알 수 있다. 우린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활성화에 따라 사람들과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신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면 의미있는 관계가 많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만든 관계가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단 것을 안다. 그래서 과감히 관계를 축소한다.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길 바라며 자신을 중심에 둔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모든 것들이 촘촘히 연결돼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린 때로 혼자만의 시공간에 머물고 싶어한다. 그러나 막상 혼자가 되면 서글퍼지거나 외로워지기 쉽다. 블로그 열풍과 비밀 계정 유행은 이런 양가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다소 낯설 수 있는 그 길에서 본인의 솔직함을 드러내고 더 진실된 관계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글로벌협력 20 김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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