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본지에서 활동하는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됐다. 매번 돌아오는 방학이지만 지난여름엔 본지 기자단과 함께 2학기 발간을 준비했다. 방학을 마무리하고 9월을 맞이하는 마음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동안 본지에서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이젠 편집디자이너로서 능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러나 여전히 평가회의에 다다라서야 깨닫는 실수가 있다. 컴퓨터로 작업하며 기대한 결과와 실제 인쇄 지면 간의 미묘한 차이를 확인할 때마다 필자의 부족함을 느낀다.

2학기 수업이 전면 대면으로 전환됐다. 본지의 발간 작업도 학생회관에 위치한 편집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을 열기 전 괜히 긴장하곤 했던 편집실은 학교에서 가장 익숙한 공간이 됐다. 이젠 특별한 용건 없이도 편집실에 들러 쉬었다 갈 정도다. 이 익숙함이 그저 편집실을 자주 드나들어 생긴 변화는 아니었으면 한다. 본지에서 보낸 필자의 시간이 밀도를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최근 본지의 옛 신문 지면을 실제로 볼 기회가 있었다. 창간호부터 1000호까지의 지면을 몇 권에 나누어 제본한 것이었다. 그 속에서 본지가 쌓아온 지난 시간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제호 아래 자리한 네 자리의 발간호수는 결코 가벼웠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손으로 실감하는 시간의 무게는 훨씬 특별했다. 본지가 이번 주 내보인 여덟 면의 신문은 일주일 뒤 과월호가 된다. 하지만 사라지거나 수명이 다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발간은 다음 발간으로, 어제는 그다음 장의 내일로 이어진다.

본지는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수습기자 모집을 위해 의기투합해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SNS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자 열심히 준비했다. 2학기 첫 발간인 지난 제1414호부턴 지면 구성도 소소하게 바꿔봤다. 새로움을 좇는 발걸음이 마냥 가벼울 순 없다. 변화가 혹여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까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는 필연적이다. 인생 속에서 ‘나’란 사람은 변화를 겪어도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곁을 채우는 환경이 바뀌고 사랑하는 것들이 모조리 변해도 우린 항상 지금의 ‘나’로 이어진다. 본지도 마찬가지다. 비록 크고 작은 것들이 변하더라도 숙대신보라는 이름 아래 자리를 지키며 학우들의 목소리가 되어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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