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말]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 ‘책임감’의 사전적 의미다. 사람마다 이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최근 필자는 책임감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봤다.

필자에게 책임감이란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감각이다. 필자는 본지에 입사해 활동하며 그를 뼈저리게 배웠다. 책임감 없인 취재부터 기사 작성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낼 수 없다. 기자의 태만과 무책임은 신문의 질 저하와 직결된다. 다른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는 건 물론이다. 필자가 하지 않으면 동기와 선배가 그 짐을 대신 짊어져야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필자를 붙든 것은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과 나눠가진 책임감이었다.

필자에게 책임감은 ‘성숙을 채워가는’ 감각이기도 하다. 생각 없이 적어 내린 몇 개의 문장이 누군가에겐 큰 의미로 남을 수 있단 사실을 알았다. 때문에 수백 번 글을 고치고 더 나은 문장을 고민했다. 펜의 힘을 배우며 필자는 분명 성장할 수 있었다.

책임감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다.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는 온전히 기능할 수 있다. 책임감 없는 구성원으로 이뤄진 사회가 존속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같은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소규모 조직의 경우 개인의 무책임은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필자는 지난주 첫 발간을 겪으며 무책임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생히 체감했다.

혹자는 필자가 지나치게 책임을 강요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책임감은 누군가 강제할 수 없다. 부모나 선배가 가르친다고 익힐 수도 없다. 온전히 나 스스로 느끼고 깨우쳐야만 한다. 내 행동을 온전히 감당하고자 의지를 가질 때 비로소 책임감을 몸에 체득할 수 있다.

지난 3월 한 채용 플랫폼이 538개 기업을 대상으로 ‘과거에 비해 더 중요해진 인재상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책임감이 52.8%로 1위를 차지했다.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책임감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이자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책임감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사람들이 이 단어를 고리타분하게 여길지언정 그 속에 담긴 무게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책임을 회피하고 편리를 취하는 이기적인 이들이 많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지 않는 사회가 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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