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지난달 29일(월) 문화재청은 오는 11월 1일(화) 경복궁에서 개최 예정이던 ‘구찌(GUCCI)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취소를 검토했다. 지난달 22일(월) 청와대에서 촬영된 한복 패션 화보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패션쇼와 청와대 화보 논란은 결이 다르다. 잘못된 비교를 통한 섣부른 판단은 옳지 않다.

청와대 화보는 ‘한복 패션 화보’란 주제에 맞지 않아 논란이 됐다. 화보 속 모델은 한복이 아닌 일본인 디자이너가 제작한 서양 드레스를 착용했다. 박술녀 한복 디자이너는 지난달 28일(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서양 드레스에 우리나라 꽃신 하나 신는다고 한복은 아니다’며 ‘상징적 장소인 청와대에서 그런 옷을 입고 화보를 찍은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경복궁은 조선시대 지어진 우리나라의 궁궐로 오래전부터 국내외 사람들의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개방된 지 약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 공간 활용에 논란이 많은 청와대와 다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16일(화) ▶전문가 자문을 통해 경복궁 역사문화유산의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받을 것 ▶공익적 측면이 드러나도록 할 것 등의 조건을 붙여 경복궁 패션쇼를 허가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릴 목적이라면 경복궁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문화재청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패션쇼 취소를 논해선 안 된다. 경복궁 패션쇼는 문화재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에 어긋나지 않는다. 경복궁은 지난해 5월 31일(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의 부대행사인 ‘새활용 의류 런웨이’ 무대로 활용됐다. 지난해 10월 7일(목)부터 9일간은 ‘2022 S/S 서울패션위크’ 런웨이 무대가 됐다. 해당 행사들은 한복과 우리나라의 전통 궁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31일(수)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약 26만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1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지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알릴 기회를 잃은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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