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ㆍ고등학교 시절 한국인 선생님이 가르치는 한국 역사를 배웠을 것이다. 만약 한국의 역사를 외국인이 가르친다면 어떨까? 특히 일제 식민지 시대를 일본인 교수에게 배운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것보다 좀 더 특별한 한국 역사 강의가 있다. 바로 일본인 강사 후지이 다케시가 담당하는 ‘한국 근ㆍ현대사의 이해’이다.


일본 대학 재학 시절 다케시 강사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그는 사회 운동을 하면서 일제 식민지 시대에 대해 알게 됐고 이어 한국 근대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후 1998년에 한국으로 와 한국 현대사 박사 과정을 밟았다.


칠판에 또박또박한 글씨로 ‘일제말기’라고 적은 다케시 강사는 “오늘이 일제시대 마지막 시간이죠?”라며 수업을 시작했다. 다케시 강사는 약간은 어색한 한국말로 당시 일본이 실시한 다양한 통치법들을 설명했다. 그 중 ‘창씨개명’을 설명하던 다케시 강사는 “일본이 창씨개명 신고접수를 시작한 날은 1940년 2월 11일 입니다. 혹시 이 날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 있나요?”라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다케시 강사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의 학생들에게 “이 날은 일본의 기원절입니다. 한국의 개천절과 비슷한 날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결혼을 하면 여자의 성씨가 바뀌기 때문에 한 집안에는 성씨가 하나밖에 없어요. 바로 이것이 조선의 성명제와 다른 일본의 씨명제입니다.”며 “일제의 ‘창씨개명’은 ‘창씨’를 통해 일본식 가족제도 개편하는데 중심의도가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케시 강사의 강의는 한국과 일본의 제도나 상황들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인이 잘 알지 못했던 일본 내부 상황까지 곁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당시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수업을 들은 박민지(교육 07) 학우는 “조선과 일본을 함께 비교하며 배우는 점이 좋아요. 또 도표나 문헌 등의 구체적인 자료가 많이 제공돼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케시 강사는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데 중요한 것은 자료를 보면서 그 시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를 통해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근ㆍ현대사의 이해’는 교양핵심 1영역에 속해있다. 한국 현대사의 전개양상과 현대사의 전제로서 한국 근대사를 구체적인 자료 분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