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식량 가격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올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엔(United Nation, UN) 세계식량계획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 기아 인구가 2억명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혜원(법 20) 학우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에서 냉해 피해로 양상추 수급이 어렵단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은 세계인구 증가에 따른 농경지 부족, 기후 변화 및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정보통신기술로 세운 미래 온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비닐하우스와 유리온실을 말한다. 스마트팜의 관리자는 전자기기를 통해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간단히 농장의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최근엔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전 과정을 빅데이터와 로봇이 수행하는 스마트팜이 등장하기도 했다. 본교 임용훈 기계시스템학부 교수는 “농민의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출발한 스마트팜이 최근 식량문제의 대안으로도 관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은 발전 단계에 따라 1, 2, 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스마트팜은 센서를 통해 수집된 온도, 습도, 산성도 등의 정보를 관리자에게 단순 제공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세대 스마트팜 도입 이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31.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이나 축사에서 수집된 정보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통계화된 것이 2세대 스마트팜이다. 2세대 스마트팜은 이렇게 수집된 환경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한다. 변환된 데이터는 식물의 최적 생장조건을 찾는 데 활용된다. 1세대 스마트팜보다 생장조건을 정교하게 설정할 수 있어 생산량의 증대 기대된다.

지하철 유휴공간을 활용해 설치된 ‘메트로팜’은 1, 2세대 스마트팜의 대표적인 형태다. 서울 남부터미널역, 답십리역 등 4개 역사에 설치된 메트로팜에선 적상추, 샐러리 등의 엽채류가 ‘수직 다단’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다. 300개의 모종이 자라고 있는 각 단은 성장 단계에 따라 6개로 구분된다. 작물을 수확하는 데 약 70일이 걸리는 노지에 비해 메트로팜에선 40일만에 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메트로팜에선 노지에 비해 약 50배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로봇이 주도하는 차세대 스마트팜
새롭게 등장한 3세대 스마트팜은 사람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1, 2세대 스마트팜과 달리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3세대 스마트팜 기술 상용화를 위해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024년까지 드론 영상으로 작물을 분류하는 기술이나 자율주행 트랙터 등 3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기원 팜에이트 마케팅팀 팀장은 “앞으로 스마트팜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나노 기술까지 결합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3세대 스마트팜의 예시로 남극세종과학기지와 상도역을 들 수 있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설치된 ‘식물 공장’에선 매일 1.5킬로그램의 엽채류가 생산된다. 식물공장에서 진행되는 전 과정은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원격센서를 이용해 원격으로 제어된다. 상도역에 위치한 ‘컨테이너 오토팜’도 전형적인 3세대 스마트팜의 모습이다. 층마다 다른 빛을 주는 컨테이너 오토팜에선 무빙 컨테이너 로봇 활용이 활용된다. 중앙에 배치된 로봇이 층을 이동시키는 등 인공 재배 시스템이 구현돼있다.

지속가능한 스마트팜을 위해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화석 에너지를 사용한 난방은 비용이 상당해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팜 난방은 지열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지열 에너지는 5년이면 소모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엔 태양열을 통해 이미 소모된 지열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스마트팜은 일반적으로 온실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냉방 기술에 대한 연구도 시급한 상황하다. 동절기동안 얼음을 얼려 냉기를 저장해 냉매를 만드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스마트팜에선 인공조명과 영양분을 받으며 자라는 파릇한 잎사귀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수확된 채소는 건물 옆 자판기를 통해 서울 지하철 출신’ 샐러드로 판매되고 있다. 도심 속 유휴지를 활용해 신선한 농작물을 길러낼 수 있게 될 미래가 머지않았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