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참가인원 2만 5007명 중 세 시간 안에 풀코스를 완주한 ‘서브스리(Sub-three)’ 기록 보유자만 1,225명이라고 한다. 이처럼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이 대회에서 2시간 48분 21초의 기록으로 대회 3연패를 달성한 마라톤의 ‘여제(女帝)’ 이정숙(체육교육 90졸) 동문을 만나봤다.


이 동문은 대회 3년간 우승을 하는 동시에 2시간 52분 33초→2시간 48분 45초→2시간 48분 21초로 꾸준히 기록을 단축해왔다. 대회 기록에 대해 놀라워하자 그는 오히려 “작은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느라 3일 밤을 새우고 경기에 참가했다.”며 기록은 단축했지만 목표한 만큼의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에도 마라톤을 했었냐는 질문에 아니나 다를까 이 동문은 학부생 시절 육상부였다고 답했다. 그는 대학 시절 훈련을 회상하며 “새벽엔 효창공원을 뛰다가 오후에는 지하철을 타고 잠실주경기장까지 가서 훈련을 했다.”며 지친 몸으로 다시 학교에 돌아오는 일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은 자신보다 더 좋은 여건에서 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처럼 열성적으로 훈련할 만큼 달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결혼 이후로 선수생활을 잠시 접었다가 2004년 다시 운동화를 신게 됐다. 당시 천안시 체육회에서 초ㆍ중ㆍ고 육상꿈나무를 지도하던 이 동문이 주위의 권유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대회에 나갔는데 선수 시절보다도 더 기분이 좋더라고요. 다시 마라톤을 시작했죠.”


운동을 시작한 이후 참가하는 거의 모든 대회의 결승테이프를 끊고 있다는 이 동문은 매주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경주에 다녀왔어요. 이번 주에는 예산, 다음 주는 음성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해요.” 마라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고 말하자 이 동문은 “네, 마라톤을 정말 좋아해요. 천천히 달리고 싶으면 천천히, 빠르게 달리고 싶으면 빨리 달릴 수 있고 자유롭잖아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말하는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직업, 신분,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20대 청년과 70대 노인이 마라톤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친구가 될 수 있거든요.” 그의 우승 비결은 이처럼 마음으로 마라톤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계속될 우승 행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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