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금일(월)은 ‘세계 거북이의 날’이다. 국가 공휴일의 인기에 비해 동물 기념일은 인기가 없다. 해당 기념일은 인간에 의해 멸종된 거북이를 지키기 위해 미국의 보호단체 ‘ATR(American Tortoise Rescue)’이 제정했다. 거북이 외에도 호랑이, 판다, 산호초 등 다양한 생물종이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 우리는 왜 ‘멸종위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멸종위기는 인간보다 지구에 익숙한 현상이다. 지구는 지금까지 총 5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가장 유명한 백악기 대멸종은 6천5백만 년 전 일어났다. 많은 지식인이 대멸종에 관한 가설을 냈지만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의 ‘가이아 가설’이 그중에서 눈에 띈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지구는 자기 치유력을 가진 하나의 유기체다. 지구가 주기적으로 대멸종을 겪을 때 그 당시의 최상위 포식자는 사라졌으나 지구는 회복한 사실이 그 예다. 현재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제임스 러브록은 환경을 위해 착각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이 범주착오에 빠진 존재다’고 얘기했다. 범주착오란 사물이 속한 범주를 착각하는 오류로,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만 인지할 수 있다. 지구 전체에 얽힌 과거와 진화 과정은 인간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다. 범주착오적 태도론 다양한 생물종이 사라지고 기후 패턴이 바뀌며 자연재해가 잦아지는 현상을 막을 수 없다. 본교 박동곤 화학과 교수는 한 강의에서 ‘인류가 지구를 초생명체로 보느냐와 삶의 터전으로 보느냐는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2일(금)은 세계 지구의 날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상기할 수 있었다. 행성, 삶의 터전이라 불리는 지구는 약 46억 년 전 태어나 아주 짧은 찰나를 우리와 공유하고 있다. 지구의 역사는 인류 역사 200만 년의 230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찰나의 순간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 6번째 대멸종 혹은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단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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