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사진관]

등산은 정상을 향해 전진하지만, 등반은 정상 대신 돌이 있는 곳을 향한다. 그곳에 줄을 매달고 차가운 돌을 더듬거리며 차근차근 오른다. 얼마 전 관악산 자운암장을 찾았다. 저 멀리 돌 꼭대기에 앉은 새를 올려다봤다. 새가 마치 '여기에 있으면 너흰 올라올 수 없지?'라고 묻는 듯했다. 그런 새의 옆을 수없이 오르내렸다. 바닥에 서서 새를 올려다보는지, 혹은 한 마리의 새가 돼 새를 내려다보는지 그 경계가 모호했다.

통계 18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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