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많은 이가 글의 첫 문장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느낀다. 글의 개요를 짜기 어려워한단 뜻이다. 반대로 필자는 마무리를 유려하게 내지 못하는 편이다. 숙대신보에서 처음 활동하게 된 지도 어느새 석 달이 지났다. 이제야 편집디자이너가 수많은 기사를 지면에 엮어 8면으로 마무리하는 자리에 있단 것을 체감한다.

원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다음 단계가 결정된단 말이 있다. 그래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 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본지에 들어왔다. 처음엔 편집에 사용하는 툴을 자유롭게 다루지 못해 크고 작은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이젠 어느 정도의 요령과 함께 필자만의 작업 방식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인쇄를 넘기고 돌아보면 여기저기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띈다. 깨닫지 못한 필자의 모자람과 미처 알아채지 못한 기사 속 옥에 티들. 그럼에도 좌절할 순 없다. 다음 지면을 더 잘 만드는 것만이 지난 실수를 만회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바라보며 아쉽고 후회스러운 순간을 곱씹는 편이었던 필자에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본지에서의 시간은 특별한 경험이다. 후회의 가장 긍정적인 표현 방식은 개선과 발전이란 것을 깨달았다. 

신문이란 매체의 의의에 대해 생각해본다. 시공간의 경계가 없이 매 순간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주간지가 갖는 의미를 고민해본다. 독자들이 종이 신문을 원하지 않으면 편집디자이너 또한 필요하지 않다. 물론 인터넷 뉴스와 같은 뉴미디어의 장점엔 공감한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월을, 변화하는 사회를, 이 넓은 세상을 담아내려면 반드시 깊은 취재와 디지털 매체로는 따라 할 수 없는 종이의 성질이 필요하다. 어쩌면 TV보다 라디오를 좋아하고 조금은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사랑하는 필자만의 희망일 수 있다. 그럼에도 기자들의 목소리가 쉽게 휘발되지 않는 형태로서 독자들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번 지면을 구성한다.

본교 중앙도서관에서 행정인턴으로 근무하며 일간지를 서가에 배치한 적이 있다. 같은 날 발간된 열댓 종의 신문을 배가하다 ‘이 신문은 1면 구성이 이렇고, 저 신문은 사진을 이렇게 넣었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사회적 이슈를 제대로 접하기 위해 언론사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기도 했다. 달라진 일상으로 만들어낸 본지가 독자의 일상 속에서 꾸준히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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