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벌써 본교에 입학한 지 3년이 됐다. 필자는 ‘코로나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이다. 이번 학기엔 많은 학우들에게 대면 강의실이 열렸다. 대면 강의가 재개된 올해의 ‘3월 2일(수)’은 틀림없이 다르게 기억될 것이다.

전공과목을 대면 강의로 수강하는 건 처음이다. 교수님으로부터 강의실에서 만나잔 문자를 받았을 때 필자는 정말 등교하는 것이 맞는지 재차 문자를 확인했다. 2년간의 비대면 대학 생활이 빚은 ‘대면에 대한 낯가림’이다.

대학 입학 후 오랜만에 수많은 발걸음이 같은 곳으로 향하는 광경을 봤다. 평소 좌석이 반쯤 비어 있던 400번 버스가 탑승객으로 가득 채워지는 모습은 제법 진풍경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숙명여대 정문 정류장에서 내린다. 인파에 휩쓸려 버스에서 내린 필자는 낯설지만 설렌 마음을 갖고 제1캠퍼스 명신관으로 향했다. 제1캠퍼스의 굳게 닫혔던 철문이 닫히고 활짝 열린 길을 마주한 순간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들었다.

본지 기자로 활동하며 본교의 건물을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처음 가보는 강의실은 찾기 어려웠다. 명신관 1층을 찾아 헤매던 필자는 다른 학우의 도움을 받아 겨우 강의실을 찾을 수 있었다. 새힘관 쪽 입구로 들어가니 명신관 109호가 보였고 강의실에서 마주한 건 자리를 가득 채운 학우들이었다. 처음 보는 학우들과 함께 교수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진정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기분이었다.

2022학년도의 필자는 어릴 적 상상하던 대학교 3학년과 사뭇 다르다. 강의실 하나를 찾는 데 허둥대고 어느 하나 능숙한 것이 없다. 그런데도 불안보다 기쁨이 앞선다. 고학번으로서 해야 할 현실적인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드디어 시작된 캠퍼스 생활에 익숙해지려 한다.

여전히 어려운 시국이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학은 교문을 열었고 정부는 방역패스를 중단하며 일상회복을 위한 무거운 한 발을 내디뎠다. ‘학생들이 없으면 꽃도 나무도 예쁘지 않다’ 한 교내 인사와의 인터뷰에서 들은 말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이를 즐기는 이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다가올 봄엔 모두의 안전으로 숙명인과 캠퍼스가 생기를 되찾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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