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여타 대학 학보처럼 가볍지 않았다. 적어도 첫인상은 그랬다. 1면 톱 기사 ‘총장 공약 이행 점검’의 제목을 보고 ‘숙대신보’의 정체성이 어떠할 것이라 짐작했다. 제목과 도표는 시선을 끌기 충분했지만 총장 인터뷰 진행 계획을 전하는데 그쳤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사용해 총장의 공약 진행 상황을 측정하고 학내 구성원의 평가를 담아야 했다. 총장은 평가 대상이어야 한다. 총장 스스로 자신의 공약을 평가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사회면 ‘대학언론인 만난 대선 후보 이재명’ 기사도 피상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독자가 대학생이라면 기성 언론에서 읽을 수 없는 청년과 관련된 심층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래야만 읽힐 가능성이 있다.

학내 효창공원 전시, 무인편의점 설치 기사를 담은 2면의 경우 포털, SNS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로 구성돼 적절했다. 그러나 학내기사를 위해 배정된 지면이 부족해 보였다. 말투 코르셋과 여성의 몸을 다룬 여성면의 기사들은 실용적이고 학술적인 성격을 띤다. 그런데 ‘남녀 갈라치기’가 횡행하는 요즘 시국을 감안한다면 보다 공격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갈등에 관한 심층 진단과 해결책 모색에 집중해야 한다.

사회면 ‘소비자,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변화하다’와 과학면 ‘이산화탄소, 석유화학 산업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다’ 기사는  유용했다. 무언가를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다만 기획 의도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회면 기사 구성은 지난호와 비교해 일관적이지 않았고 전면 기사 혹은 두 건의 기사를 게재했다. 하지만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안 중에서 주목을 끌 만한 사안들을 잘 골랐다. 유용한 기사란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여론’을 담은 6, 7면과 ‘사람 인터뷰’를 담은 8면은 모두 사람을 중심에 뒀다. 6면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잘 담았다. 하지만 7면은 여론면이라 볼 수 없다. ‘솔솔한 대화’를 제외하면 모두 학보사 기자들의 의견이 담겼다. 기성 언론의 ‘의견면’에 견줄만하다. 숙대신보 기자들이 한 면 전체를 점유할 만큼 취잿거리가 부족한 것일까. 기자들은 기명 칼럼이 아니라 기사를 통해 말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은선 음악치료사와의 인터뷰 기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우울감이 극대화된 현재 상황을 고려한 시의적절한 의제였다.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가볍지 않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대학신문의 본질적 사명은 학내 권력 감시와 구성원 여론 반영 두 가지다. 대학신문 기자는 학생의 눈으로 학내의 모든 사안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
 

독자위원 김춘식 교수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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